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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부활의 아침

웹지기 2014.04.18 22:44 조회 수 : 836

주일 2014-04-20 

아직 사정이 다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배 안에 머물러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듣고, 미처 밖으로 나오지 못한 수백명의 학생들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채 있다는, 고국으로부터 들려오는 참으로 비통한 소식 가운데 부활의 아침을 맞게 되었습니다. 잘못된 명령에 고분 고분하게 순종한 사람들이 또 희생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변칙과 편법이 난무하는 사회가 달리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정해진 매뉴얼대로 규칙을 잘 지키고 따르는 사람들이 보호받아야 정상적인 사회일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보면서 앞으로 어떤 비상 상황이 벌어지면, 안내 방송을 따라야 할 지 말 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지 않겠습니까?

바른 명령을 내리고 책임을 다해야 할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은 바로 하지 않으면서, 규칙 위에 올라가려는 한국사회의 병폐를 보는 것같아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고분 고분하게 불합리한 판결에 순응해 죽임 당한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아침입니다. 요나를 사흘 만에 뱉어낸 큰 물고기처럼, 세월호가 생존자들을 내어놓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로마법으로부터 공정한 판결을 하도록 위임받은 빌라도는, 예수에게 죄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민란이 일어날 것이 두려운 나머지, 자기가 확인한 사실을 슬쩍 덮었습니다. 그리고 죄없이 고분고분한 예수님을 처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얼마나 양심이 꺼림직했으면, 공개적으로 유대인들 앞에서 손까지 씻었겠습니까? 그렇게 고분 고분한 한 팔레스타인 청년을 죽게 하는 것으로, 사건은 무마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올바른 명령을 내리지 못했고, 그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 무고한 사람은 하나님의 아들이셨습니다.

그동안 한국에서 대형참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모두들 새로운 각오를 다졌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한국 사회가 세월호 사건에서 뼈져린 교훈을 배워, 위로부터 아래에 이르기까지 올바른 생각과 규칙으로 움직여지는 책임있는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번 소망해 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매년 봄마다 부활절을 맞이합니다. 일년에 한번 하는 행사가 되어 버리지는 않았는지요? 정말 예수님 부활의 의미를 각자의 삶 속에서 새롭게 하고 있는지, 묵상하시는 뜻깊은 부활절이 되시기를 간구합니다. Happy E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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