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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선물 교환

웹지기 2013.11.30 15:28 조회 수 : 873

주일 2013-12-01 

올해 ‘검은 금요일(Black Friday)에도 전체 판매액 기록을 또 다시 깨뜨렸다고 합니다. 우리 교우님들 중에도 미국생활 경험삼아상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줄 서신 분들이 계신데, 좋은 물건들 건지셨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검은 금요일이 지나면, 이번에는 상점마다 반품하려는 사람들 줄이 길게 생긴다는 것입니다. 싼 값에 현혹되어 불필요한 물건을 충동 구매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성탄절 선물로 미리 사두는 알뜰 쇼핑객들도 있고, 꼼꼼하게 따지면서 귀국 선물을 사두신 분들도 계십니다.

검은 금요일이 끝나기 무섭게, 거리는 성탄 트리와 캐럴로 흥청거리고 있습니다. 뭔가를 사지 않으면 안될 것같은 분위기가 가는 곳곳마다 우리를 미혹시킵니다. 쇼핑몰마다 행인들 소비 심리를 잔뜩 자극해, 세일을 미끼로 재고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교회마다 행사들을 하고, 개인이나 단체마다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요란스럽게 성탄을 축하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가득하던 상점 가판대마다 텅비어 갈 것입니다. 그리고 성탄절 대목이 지나면, 상점마다 반품하려는 줄이 또 다시 길게 생길 것입니다.

쓸모를 따라서가 아니라 가격을 따라 구입하는 한, 그런 일들은 늘 되풀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가격이 싼들 내게 꼭 쓸모가 없는 물건은, 도리어 차고나 집안 구석에 자리만 잡고 앉아서 결국 정리하는 시간만 늘어나게 만들 것입니다. 그런데도 지난 해처럼 올해도, 세일 품목에 한눈을 팔 필요가 있겠습니까? 아마 집에 두기는 거추장스럽고,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까운 물건들이 여러분 집에도 있으실 것입니다. 올해도 미국교회와 함께 성탄 전야 예배를 드리고 나서, 우리끼리 모여 선물교환을 할텐데, 바로 그때 그런 물건들을 교환하면 어떻겠습니까? 쓸 만한 물건일테니, 교환해서 받는 사람도 좋고, 주는 사람은 집안을 정리하게 되니 서로가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물론 불필요한 포장지나 봉투에도 낭비하지 마시고, 그저 신문지로 싸거나 비닐 봉지면 충분합니다.

지금처럼 흥청거리기 쉬운 계절일수록, 우리는 고통받는 이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애써 무시하지만, 우리가 과소비로 흥청거릴 동안 우리 탐욕을 힘겹게 채워주는, 제삼세계 어린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을 떠올린다면, 가격이 아니라 분명 필요에 따라 물건을 구매해야 할 것입니다. 있으나 없으나 그만인 물건이라면 적어도 보관하는 수고와 시간이라도 줄여 보겠다는 작은 결단이 필요합니다. 낭비하는 내 즐거움이 가난한 이웃들에게 긴 고통이 되고, 지구를 신음하게 만들어서야 어떻게 청지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낭비를 줄이고 물건 한 두 개 나눠 쓴다고 지구가 건강해 지기야 하겠습니까마는'내 물질적 풍요가 남의 고통과 맞닿아 있고, 지구가 피폐해지는 것에 맞닿아 있다'는 자각이 적어도 그리스도인들에게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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