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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새 출발

웹지기 2014.01.18 11:35 조회 수 : 769

주일 2014-01-19 

이번 주 MU가 개강하면 시가지는 다시 활기를 띄고, 한산하던 브로드웨이 길에도 러시아워가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귀국했던 청년들과 여행중이던 가족들도 모두 돌아와, 친교실이 다시 비좁게 느껴질 것입니다. 방학 사이에 네 가정이 귀국했고, 청년 넷이 이곳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새 학기를 맞아 새가족들이 속속 오고 계십니다. 대도시에서 이민교회를 목회하는 친구 목사들이 저를 부러워합니다. 늘 신선한 분위기 속에 새 출발할 수 있어 좋겠다고


그런 친구들에게 ‘정 들자 이별인 어려움도 모르느냐, 되묻고 싶은 것이 분명한 우리 교회의 현실입니다. 정착해 사는 교인들보다 방문자들이 더 많다보니, 자칫 주인없는 나그네 교회가 되기도 쉽습니다. 그리고 소수가 다수를 돌보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매번 분에 지나도록 새로오신 분들을 섬기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제 눈시울이 뜻뜻해 집니다. 그리고 설령 짧은 기간을 머물지만, 우리 교회라 부르며 애착을 갖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웃에 새로온 분들을 "보살펴 주십사" 어렵게 부탁드렸다가, 저희도 처음 와서 막막할 때, 교회가 따뜻이 배려해 주셔서 참 고마왔는걸요.하는 카톡을 받고는, 어느 분이 제게 전달해 주셨습니다. 방문자들이 많은 것이 우리 현실이지만, 감사하게도 우리가 나그네 교회는 아니라는 증거들을 여기 저기 목격하면서, 저는 참 복이 많은 목회자라고 생각하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주일에는 마침 예배를 책임지는 집사님이 두 분이나 학회를 참석하기 위해 출타하셨습니다. 내색은 안했지만, 저도 속으로 은근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아무 어려움없이 예배가 진행되고, 전혀 불편을 못 느꼈습니다. 떠나기 전에 미리 꼼꼼히 전달하고 챙기기도 하셨지만, 또 책임맡은 분들도 하나같이 내일처럼 최선을 다 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참 멋진 팀웍 아닙니까!


지난 제직회 때는 한 분이, 올해 교회 살림을 어떻게 살지 연초부터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모자라지도 남지도 않게 채워주신 것을 보니 참 놀랍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하루 먹을 만큼만 거두게 하시면서 광야 사십년간 당신 한분만 의지하게 훈련하신 주님은, 오늘날 우리공동체도 동일한 방법으로 훈련하시며, 주님만 의지하게 하십니다. 둘러봐야 나그네같은 분들 뿐이지만, 실은 우리 모두가 이 땅의 나그네입니다. 좀 더 머물고 말고 차이뿐이지 이제 새 학기입니다. 새로 주님을 의지하는 신뢰의 발걸음을 모든 나그네가 함께 힘차게 내디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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