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을
파이오니어 그룹 이명수, 신규옥, 김수자 3인의 파이오니어들은 지난 7월 6일(목) 미주리 주 남쪽에 위치한 Branson에 있는 Sight& Sound 극장으로 ‘모세(Moses)’ 공연 여행에 다녀왔다. 이번 시즌 공연이 거의 끝나간다는 뉴스를 보고, ‘한번 다녀왔으면’ 하는 파이오니어들의 바람을 어찌 알고 박한주 담임 목사님과 사모님이 티겟 구매는 물론, 공연장까지 4시간 왕복 8시간 운전까지 수고해 주셨다.
Sight& Sound극장은 황토색의 고대 유대나라의 궁전모양을 하고있었다. 오후 3시에 시작하는 공연을 보러 어디에서 들 왔는지 파킹장에 차들이 분볐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이 공연을 보러오기때문에 호텔도 성황이라는 안내자의 설명이었다. 입구에는 거대한 사자상이 역시 황토색으로 조각되어 무심한 표정으로 하얀 어린양을 안고 있었다. 사람들은 무슨 절차인양 차례로 사자상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극장 로비에는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지만 지팡이를 높히 쳐들고 있는 모세상과 만난다. 여기서도 모세 상과 기념사진 남기고, 로비에 으례히 있는 선물가게를 기웃거리는데 굵은 바리톤 목소리의 안내방송을 시작했다.
“Ladies and Gentlemen! ”이런 안내 방송을 들으면 설레인다. 언제나 극장 안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안내원에게 티겟을 보이고 지정된 좌석(Section 202, row CC Seat 38.39.40) 에 앉으니 와우! 하는 감탐이 나왔다. 정열 한 2000석의 빨간색 의자, 정면에 어른거리는 큰 스테이지 스크린, 모든것이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확실히 보통의 공연장하고 달랐다. 안내서를 읽어보니 스크린의 가로 길이가 거의 100 미터쯤이고 높이는 4층건물 수준이라고했다.
드디어 공연 시간이 되었다. 스크린이 스르륵 올라가더니 무대가 나타났다. 야자수가 우거진 나일강 가, 멀리 피라밋이 보이고 화려한 이집트 궁정에는 보라색과 금색의 의상을 걸친 바로의 딸과 하녀들이 나른한 햇살을 즐기고있다 . 그때 우리 좌석 바로 옆 출구와 닿는 복도에 흰색의 천이 후둘거리며 구비치고 천정에서는 푸른 조명이 쏟아지며 강물이 출렁거린다. 아, 이렇게 하는 구나... 출렁이는 강물을 따라 아기가 담긴 바구니가 떠온다. 드론의 역할일 것이다. 아기가 바로왕의 딸 품에 안긴다. 모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공연 시간 3시간, 2 막14장으로 되어있다.
안내서 어디에도 이 공연이 드라마라든가 뮤지컬이라는 말이 없고 캐스트 소개도 없다. 대신 ‘the show’라는 말이 나온다. 보고 듣고 감동받는 쇼. 그럴다. “Moses’는 드라마도 뮤지컬도 성극도 아니었다. 그 모두를 합친 ‘ 그랜드 쇼’였다. 전기, 컴퓨터, 모든 첨단 과학기술과 손으로 만든 예술 작품이 만든 거대 쇼였다. 연전에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본 ‘라인댄스’, ‘뷰티 &비스트’, 그리고 최근의 ‘라이온 킹’을 떠올리며 Sight& Sound 무대는 브로드웨이 어느 극장에 비해 손색이 없어보였다. 100 여명의 캐스트, 낙타, 말, 염소 들이 무대에 뛰어다니고 양떼들이 관객들 사이로 무리지어 다니는 것은 이 쇼의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말해주고 있다.
주인공 모세는 바구니에 담겼던 아기에서 허연 수염을 휘날리는 히브리의 리더가 되기까지 변신에 변신의 묘를 보여준다. 매이크업의 놀라움이었다. 모세의 2 미터도 넘는 지팡이가 뱀으로 꿈틀대는 장면은 사실적이었다. 이집트의 피라밋, 에집트의 신전의 거대한 돌기둥을 보여주는 비주얼, 스테이지를 가운데 두고 양쪽 벽에서 전개되는 무대는 상상을 뛰어넘었다. 무대라는 한계를 넘은 이 쇼는 무대에 아이맥스 영화가 첨가되었다. 3D스테이지의 음악은 또 얼마나 웅장한지 가슴이 쿵쿵울렸다. 역시 ‘모세’의 압권은 모세가 지팡이들어올리며 “Let My People Go”소리 치자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이었다.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 벽에 파도가 넘실거리고 그 틈으로 히브리들은 탈출하게 된다. 이때 관객석까지 찬 바람이 몰아치고 얼굴에 물방울이 떨어지기도하여 마치 히브리들과 함께 홍해를 건너는 느낌을 갖게한다.
‘모세’는 바이블을 근거로 했지만 유머와 해학도 있었다. 특히 사운드가 좋아서인지 공연자들의 발음이 좋아서인지 무대에서의 대사가 확실하게 전해졌다. 보통의 무대에서는 거의 알아듣지 못했던 스테이지의 대사가 거의 확실하게 알아들을 수 있었던 것도 후련한 일이었다. 우리에게 다소 비싼 관람료가 아니었나 생각했었는데 “돈 하나도 안아깝네”, “이런 공연은 처음이야”, " 참, 굉장하네" ”11월부터 ‘삼손’한다는데 그때 또 오자” , “와, 오길 잘했다”, “이거 못보고 죽으면 억울하겠다” 등등 소감을 말하면서, 그러나 그 감동을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웠다.
공연이 끝났다. 여름 해가 길어서인지 밤 8시가 넘은 시각인데 극장 밖은 아직 환했다. “밥 먹고 가자. 내가 쏜다” 이명수 권사님의 선심에 감사! Sight & Sound 극장이 있는 브랜슨에는 ‘빵을 던져 주는 식당 램버트 카페 (Lambert’s Cafe)가 있다. 이 식당이 명물이 된것은 빵을 던진다는데 있는것 같은데 아마도 시작은 서빙하는 사람이 바쁘니가 ‘빵 던져 줄게 받아요’하는 단순함에서 나온듯하다. 이게 전통이 된듯,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미국인들의 기질이다.
빵을 던지고 받는 식당이라 격식이 없었다. 음식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정도로 시끄럽고 북적되는 식당에서는 ‘맛’ 보다는 분위기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1 갤론 쯤되는 물컵이나 사기 접시대신 쓰는 주석 아니면 알미늄 후라이 팬을 쓰는 것도 그릇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겠으나, 개성으로 보였다. 우리 씨니어들이 “헤이!”하고 소리치니 트레이에 빵을 잔뜩담은 소년이 “오케이” 하면서 빵을 던져 주었다. “the only home of throwed rolls” 이런 걸 내세우는 식당을 만나는 것도 여행길의 재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둥근 달이 계속 따라오며 길을 밝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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