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3-0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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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앞둔 한 주간 고난주간에 절제하는 것은 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고난주간의 기원은 예루살렘에서 예수님 생애 마지막 주간 사건이 있었던 장소, 즉 다락방, 겟세마네, 빌라도 법정 등에서 예배 드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종려주일에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성에 입성하신 주님은, 월요일 성전에서 장사꾼을 몰아 내십니다. 화요일에는 감람산에서 설교하시고, 수요일 유다에게 배신 당하십니다. 목요일 다락방에서 제자들 발을 씻기시고, 금요일 갈보리 언덕에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십니다. 토요일 무덤 속에서 안식하신 주님은, 주일 아침 부활하십니다.
이제는 전세계 교회가 우리 주님의 고난에 집중하는 주간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도 고난주간 특별 새벽기도회를 목요일까지 갖고, 성금요일 저녁 성만찬을 받습니다. 예수님의 고난을 기억하며 교회와 우리 각자의 영적 각성을 위해 기도하고, 또 형편이 허락되는 분들은 금식도 하십시다. 올해는 봄방학과 고난주간이 겹치게 되었습니다. 봄방학을 맞아 많은 교우들이 여행 떠나거나 출타하십니다. 그간 학업에 지친 몸과 마음이 쉼들을 얻고, 여행 떠난 교우들도 안전하고 뜻깊은 여행 길이 되시기 바랍니다. 캠퍼스를 떠나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자유를 만끽하며, 봄 기운이 약동하는 대자연 속에서, 지금도 변함없이 섭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활력으로 재충전되시기 바랍니다.
어디 가든지 주일에는 예배 드릴 수 있게 준비하시고, 고난주간에는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들을 하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내려놓을 때에야 비로소 이웃과 나누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가진 것 누리는 것이 너무 많으면 나누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은 각자의 ‘작은 십자가’를 지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고난과 부활의 참 의미는 '자기의'를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의를 덧입는 데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남을 정죄하고 자기 의를 내세우는 이유는 아직 옛 자아가 죽지 못했기 때문이고, 정작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으면서 스스로 자랑할 것을 헤아리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고난에 동참한다”는 거창한 말은 삼가하시고, 대신 나같은 죄인을 위해 주님이 십자가 지셨으니, 나도 이웃의 허물을 감싸 안는 연습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주님의 고난에 그렇게 겸손하고 소박하게 반응하는 것이 고난주간을 맞는 성도의 마땅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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