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9-0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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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 가면 그늘이나 해변에 앉아 책 읽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그래서 휴가 때마다 저도 책을 챙겨 갑니다. 그러나 바삐 다니다 보면 공항에서 기다릴 동안에나 겨우 책을 펴게 됩니다. 주석 책과 설교 책은 늘 끼고 살지만 책 구하기도 쉽지 않아 여기 온 후로는 독서량이 많이 줄었습니다. 리디북에 가입해서 읽던 것도 눈이 피로해 이제는 그만 두었습니다. 그런 차에 ’북클럽’에 가입했는데, 음성 파일로만 세 번 접속해서 들을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대신 책을 보내주는 단체의 도움으로 이렇게 북클럽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새 집에 입주하면서 거실 치장을 책으로 하는 사람도 있답니다. 안 읽지만 교양 있는 주인을 만들 법한 책들을 진열하기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내용에 상관없이 책장 높이에 맞춰 길이 만큼 진열해 천한 취향만 드러내고 말 것입니다. 마이클 샌댈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 셀러가 됐을 때도, 과연 팔린 책이 얼마나 읽혔을 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읽기 쉽지 않는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체면문화 Shame Culture 만 극복해도 상당한 자유를 누릴 텐데, 어쨌든 한국인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제 여러분 영혼을 살찌우는 동시에 서가도 장식할 만한 책들을 나눠드립니다. 읽는 분이 잘 판단할 것으로 믿고 ’분서갱유’ 하지 않지만, 사실 교회 도서실에도 쓰레기같은 책들이 많습니다. 나눠드릴 책들은 대부분 읽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양서들입니다. 시간과 장소를 정해 함께 모여서 책을 읽고 간단한 토론을 하는 모임 북클럽에 참가하시면 다 읽으신 책은 드리겠습니다. 첫 책은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입니다. 친교 시간에 제게 신청하시면 됩니다. 통속 소설이나 허접한 책들은 쉽게 읽히지만, 알맹이가 있는 신앙서적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함께 모여서 읽고 토론하면 좀더 정독할 수 있고, 서로 선한 자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밑줄 치면서 읽은 책들을 한 아름 씩 안고 콜럼비아를 떠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생각 없는 종교인이 아니라 고민하는 신앙인으로 살려면, 고민하면서 앞서 간 저자와 대화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우리 시대의 피상성과 얄팍함의 상당 부분은 양서를 읽지 않은 데서 기인된다고 저는 봅니다. 백 여권의 책 가운데서 얼마나 읽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새해 새로운 각오로 콜제 북클럽에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콜제’는 등록하려면 만들어야 해서 급조한 이름입니다. 콜럼비아의 콜, 제일장로교회의 제 첫 자를 따서 만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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