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8-0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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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혜 교우님은 지난 2월 25일 떠난 배리와 올리버 엄마인데, 저와 제 아내에게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주소는 제 아내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목사님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중략...
저는 콜럼비아로 이사하고 싶었지만, 남편은 시부모님이 계시는 와이오밍에서 잠시 살기로 마음을 먹어버렸어요. 그 와중에 저희들도 다툼이 심했었죠. 어차피 이사할거면 가까운 콜럼비아로 가는 게 현명할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남편의 뜻에 못이겨 저는 미주리를 떠나게 되었답니다. 무척 슬펐어요. 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를 다니면서 한국인들이 원래 이렇게 친절했나?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모든 교우님들이 저에게 친절히 대해 주셨고 정말 많이 챙겨 주셨어요. 목사님 설교도 정말 은혜로웠고, 이런 교회에 다닌다는 게 꿈만 같았어요.
왜냐하면 제가 미주리 주로 이사 가기 전 살던 와이오밍의 베이슨이란 동네는 인구 1,300명의 정말 정말 작은 마을이었거든요. 이 동네 마트에는 한국인 먹는 흰 쌀도 없어요. 월마트까지 운전해서 한 시간 걸리고요. 이토록 작디 작은 마을에서 살다가 콜럼비아 교회에 처음 간 날, 저는 정말 물 만난 고기같이 기뻤어요. 미국에서 교회를 이뤄 나가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도 목사님 덕분에 제가 그곳에서 예배 드릴 수 있음에 정말 감사했어요. 목사님께서 종종 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가 '작은 교회'라고 하셨는데, 저에겐 차고 넘치는 교회였어요. 콜럼비아에 한인 커뮤니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멋지고 아름다운 교회를 이끌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사님께서 전에 해외에서 목회하는 게 외로운 나그네로 사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 적이 계셰요. 교인들이 대체로 유학왔다 돌아가고, 미국에 일 보러 왔다 떠나고 하는 분들이니까요. 전엔 몰랐는데 그 말씀 듣고 목사님을 포함한 제가 아는 모든 한인 교회 목사님들 뒷모습이 외로워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렇게 목사님을 떠난 교인이 되어보니 마음이 또 다르네요. 떠나는 교인도 떠나보내는 목사님만큼 마음이 먹먹하다는 걸 알게되어 버렸으니까요. 목사님 아쉽게도 저는 멀리 떠났지만 항상 기도할게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기회가 되면 또 뵙겠습니다.
ps. 저는 아마 당분간 베이슨 와이오밍에 살게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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