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6-0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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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공동의회에서 사회자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사회자는 바로 저입니다. 회의 절차가 잘못되면 어떤 결정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데, 가장 중요한 결정하는 절차 자체를 빠뜨리고 말았습니다. 2015년 감사 결과와 2016년 새해 예산을 공동의회가 각각 받아들일 것인지를 결정하는 절차도 없이 회의를 끝낸 것입니다. 등록교인이나 참관하신 분들 가운데 이의를 제기한 분은 없었지만, 절차에 하자가 있는 공동의회 결과는 당회와 노회에 보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급히 부장 K그룹장 카톡방의 의견을 수렴해, 이번 주일 2부 예배 직후에 임시공동의회를 속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부주의한 회의 진행으로 교우님들께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더 주의를 기울여 회의를 진행하고, 다시 사회를 볼 때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회의 절차에 대해서나 이미 공고된 안건에 대해서는 사회자의 허락을 받아 언제든지 자유롭게 발표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절차가 잘못된 사실을 인지한 분들 중에도, 모두 침묵하고 있으니까 그냥 넘어가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마시기 바랍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이상, 언로言路가 항상 열려 있어야 건강한 조직입니다.
이런 실수뿐 아니라 저는 아내와 아이들에게도 가끔 지적을 받는 실수가 많고 허물이 많은 사람입니다. 정말 하나님 은혜가 아니면 하루도 살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 실수도 이렇게 덮고 참아 주시는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지금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을 이번 일을 통해서 또 깨닫게 됩니다. 늘 쫓기듯 쓰는 컬럼이지만 읽고 격려도 해 주시고, 항시 아쉬운 구석이 있는 설교지만 ‘다시 듣는다’는 말씀을 들을 때면 다시 옷깃을 여미게 됩니다. 무엇보다 설교한대로 그렇게 잘 살지 못하는 모습이 보일텐데도, 품고 기도해 주시는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있습니다.
굳이 실수의 원인을 찾자면, ‘지난해 예산에서 초과 지출이 생긴 이유’가 일반 경상비가 아닌 ‘선교지들에 대한 예산 이외의 지출때문에 발생한 사실’을 설명하려다 그만 회의 절차를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감사와 예산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예산보다 수입이 더 많았지만, 일반경상비를 아껴 선교지를 위해 초과 지출하신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빠듯한 살림을 잘 꾸려낸 분들, 성실하게 감사하면서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해 주신 분들, 각 부서가 올린 예산안을 계수를 조정하느라 수고하신 분들, 그리고 교회를 위해 재물과 재능으로 섬기시는 모든 분들의 노력 하나 하나가 어우러져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이룬 우리 공동체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휘자가 그만 실수를 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연주자들이 슬쩍 넘어가면서 덮어 버렸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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