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6-06-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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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세 가족”은 이십 년 전 드라마 제목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가 ‘한 지붕 세 가족’이 되었습니다. 미국 교회가 예배 드린 다음 우리가 사용하고, 우리가 친교를 마친 다음 오후 네 시부터는 친교실에서 아프리카 교회가 예배를 드립니다. 한 예배당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서로 각기 다른 언어로 찬양하며 예배드리니 그렇지 않습니까! 앞으로 함께 예배드릴 기회가 생기면, 초대 예루살렘 교회가 방언하듯 각기 다른 언어를 쓰는 천국백성들이 한 하나님을 찬양하는 장관을 보게 되실 것입니다. “♪모든 민족과 방언들 가운데 수많은 주 백성 모였네♬” 복음송이 부른 마지막 날 장면도 미리 보실 것입니다.
우리에게만 장소를 대여하는 것도 성가실 텐데, 선교하는 마음으로 한번 더 문을 여는 미국교회 성도들에게 한 번 더 고개가 숙여집니다. 역사가 깊은 이 교회는 구한말 조선에 선교사 보내기를 위해 기도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전통에 따라 우리를 품었고, 이제는 ‘인종청소’의 아픈 역사를 가지고 난민이 되어 찾아온 주의 백성들에게 다시 문을 연 것입니다. 아마 저 같았으면 무척이나 망설이고 교인들 설득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장소를 또 빌려준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도 솔직히 ’귀찮게 생겼구나’ 부터 생각했습니다. 뒷 정리 문제도 그렇고, 당장 한국학교와 성경대학 교실은 어떻게 하나 걱정부터 했습니다. 그리고 도서실과 사무실 문도 한동안 단단히 잠그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신을 한번 바꿔 신어 보았습니다. 그런 제 속 마음을 다른 두 가족들이 안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비품이 있으니 사무실은 잠그고 다닐 수도 있지만, 제 마음을 닫았던 것이 부끄러워 여러분 앞에 참회합니다. 그분들이 우리보다 더 어려운 아프리칸들이라 경계부터 했던 제 인종적 편견을 깊이 참회합니다. 제 그릇이 그렇습니다. 주님의 용서와 은혜가 가장 많이 필요한 죄인입니다.
미국교회에도 알렸으니 가을학기가 시작되기 전 교실 부족 문제는 해결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지내다보면 반드시 문화 충돌과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넓은 집도 쓸 공간은 부족한 법입니다. 여태껏 조심스럽게 한 공간을 차지하며 누려온 것처럼, 우리도 이어받는 그 공간을 다음 교회가 우리처럼 누릴 수 있게 그 상태로 넘겨주어야 할 것입니다. 청지기로 훈련받기 좋은 기회라 여기시며… 혹 불평이나 갈등이 있더라도 직접 해결하려 하지 마시고, 제게 말씀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창구를 단일화해서 소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거의 이십년동안 ‘김치 냄새’를 주인들은 참고 견뎌오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절대 잊어서는 안됩니다. 한지붕 세 가족을 아주 코믹하고 인정 넘치는 드라마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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