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예비 선거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눈에는 눈'(eye for an eye)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라디오 쇼 진행자가 “본인 생각이나 성격에 영향을 미친 특별한 성경 구절이 있느냐?” 묻자, "아주 많다"면서 그렇게 답했습니다. 그는 "성경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면서 "일부 사람들이 '눈에는 눈'을 꼽는 데, 나도 그렇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구약 성경 (출21:24, 레24:20) 구절은 맞지만, 상해를 가한 사람에게 ‘당한 이상의 보복을 금지한’ ‘동해보상법’ 조항입니다.

그는 이 구절을 인용하면서 미국을 '이용'해먹는 딴 나라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 즉 (타국) 사람들이 우리를 얼마나 이용하는지 또 얼마나 조롱하고 비웃는지…" 라면서 "그들은 우리들을 면전에서 비웃으며 우리 일자리와 돈을 빼앗아간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주 단호하고 강하게 대해야 하는데, 성경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면서, 재차 '눈에는 눈' 구절을 강조했습니다. 그 대상 국가중 하나로 한국을 이미 여러번 지목한 바 있습니다.

911 테러 직후, 테러리스트들을 추적해 “주님의 이름으로 사살해야 한다”고 공언하고, ‘미국을 신정(神政)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주장한 목사들이 있습니다 팻 로벗슨과 제리 폴웰인데, 그들은 부자에 대한 증세와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비난하고, ‘여성은 남성에게 복종하는 종’으로 집에 박혀 있어야 하며, '장로교를 포함한 여타 기독교인은 그리스도의 적'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이런 근본주의적 탐욕과 잔인성은 전쟁에 쉽게 경도됩니다. 그런 자들의 여론몰이로 결국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고, 아직도 수렁에서 못 헤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개신교인들이 재건한 '서북청년단’ 역시 뿌리가 같습니다.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금권정치가 갈수록 도를 더합니다. 민주당 대선 주자 샌더스가 대중적 인기를 끄는 이유도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에 대한 정치적 자각때문입니다. 미국 최상위 1%가 전체 부에서 차지한 몫은 갈수록 커지고, 반면 절대 빈곤층은 늘어만 갑니다. “파시즘이 정치적 근본주의라면, 근본주의는 종교적 파시즘”입니다. “올바른 입장은 오직 하나뿐이며, 바로 자신만이 올바른 입장이란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들”입니다. 오직 진리이신 예수님도 ‘눈에는 눈’을 구약에서 인용합니다. 그러나 상응한 보복이 아니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는 ‘원수에 대한 사랑’으로 재해석해 가르치고 계십니다. 트럼프 현상은 성경에 대한 무지와 불공정한 사회에 대한 무감각이 빚어낸 괴물입니다. 하나님은 이 땅 가운데서도 "공의가 강같고 사랑이 샘같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그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