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5-0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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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청년부 수련회를 윈더미어 수양관에서 가졌습니다. 제가 콜럼비아에 오던 해 겨울, 첫 교인수련회를 가졌던 동일한 장소입니다. 그때는 “눈보라 몰아치고 바람이 매섭게 부는 밤, 씩씩한 몇 몇 특공대가 밖에 나가 모닥불을 피웠습니다. (불 앞에 서니) 한쪽은 엄청 따뜻하고 반대편은 싸늘한 신기한 체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신이 났고 남자들은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군대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교회 웹사이트에서 인용) 그러나 행사를 진행한 내내 제 마음은 얼마나 조마 조마 했는지 모릅니다.
출발할 때 벌써 차가 내린 눈에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해, 참석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가정이 생겼고,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먼 길을 어린 자녀들을 데려간 것은 지금 생각해도 무모한 일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참석하신 분들이 모두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지만, 그때 교훈 때문에 다음부터는 겨울을 피해 왔는데, 공교롭게 이번 밀알청년부 수련회는 다시 겨울에 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날씨도 포근하고 모두들 즐겁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벽기도회 인도를 위해 돌아오는 제 발걸음도 한결 가벼웠습니다.
뒤늦게 도착한 집사님들 식탁을 차리고, 직접 섬기는 청년들 모습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따뜻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우리 청년들과 참여한 교우들의 반응에 강사 목사님도 많은 격려가 되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러 교회 수련회를 다니기 때문에 객관적인 비교가 되실 것이라, 저도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교회 실력을 수치로 평가하는 것은 큰 의미 없지만, 교회가 어려운 일 당할 때나 말씀 대하는 태도는 직접적인 평가 기준이 됩니다. 지난 장례예배에 오신 대부분의 교우님은 고인을 뵌 적도 없는 분들입니다. 그런데 특송해 주신 분들, 모여서 깁밥을 말아 주신 분들, 그리고 제가 모르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묵묵히 도우셨습니다.
돌아오면서 그 이듬해 여름 가졌던 교인수련회가 떠올랐습니다. 별이 쏟아진 밤 사그러드는 모닥불 가에 둘러앉아, 오손도손 얘기 나누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별들을 헤아리며, 그 별들을 만들어 하늘에 두신 장엄하신 손길에 깊은 숨을 들이키며 경외감에 젖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여름에도 이곳에 머물러 있을 교우들끼리 교인수련회를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찬양과 기도와 말씀의 잔치를 통해 은혜를 함께 나누고, 자연 가운데서 하나님의 오묘하신 창조와 섭리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도 모닥불에 머쉬멜로 구워 먹으며 까르르 웃는 좋은 추억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잠시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주 안에서 안식 누리는 시간이 ‘남은 자’들에게도 필요합니다. 로뎀나무 아래서 회복된 엘리야처럼, 우리도 주 안에서 안식할 때 새로운 비전과 뜨거운 열심이 회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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