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대학 자료실
1억 5,000만 달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작 '노아'가 28일 미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러셀 크로우, 제니퍼 코넬리, 엠마 왓슨 등 기라성 같은 헐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등장해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영화는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유일한 인물 노아(러셀 크로우)가 대홍수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거대한 방주를 짓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방주에 탈 수 있는 이는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의 암수 한 쌍과 노아의 가족들 뿐. 세상 사람들은 노아의 방주를 조롱하기 시작하고 가족들 간의 의견 충돌이 생겨나고 이를 극복해 나가는 노아의 모습이 판타스틱하게 그려진다.
전체적인 내용은 성경적으로 별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영화 '노아'에 대해 기독교계의 입장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이들은 영화 '노아'가 성경을 심각하게 왜곡시켰다고 우려하고 있다. 제일 문제가 되는 장면은 노아가 방주를 지을 때 일명 "감시자들 (Watchers)"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경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내용이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창세기 6장 4절의 네피림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감독은 네피림을 타락한 천사로 묘사하며 노아가 방주를 짓지 못하도록 공격을 해 오는 사악한 무리들과 전쟁을 벌여 죽음을 맞은 후 신비한 존재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이것은 기독교 신학과 전혀 맞지 않는다. 성경은 타락한 천사는 타락한 존재일 뿐 그외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보수 기독교는 전형적인 반기독교적 뉴에이지 시각이라고 비판한다.
또한 성경은 노아를 의로운 자, 완전한 자, 하나님과 동행한 에녹의 생애를 본 받은 자로서 타락한 주위 환경과 전혀 섞이지 않은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노아는 전혀 이런 모습이 아니다. 영화 속의 노아는 인간에 대한 완벽한 심판을 위해 자신과 자손까지 멸망시키려는 사악한 광신자일 뿐이다. 그의 모습은 창세기 6장과 히브리서 11장에 묘사된 신실한 믿음을 가진 의로운 자의 모습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서 신앙인들이 본받을 구석은 전혀 없는 인물이다.
게다가 기독교계는 영화 '노아'가 진화론적 관점을 담고 있다고 주장한다. 비록 영화에서 하나님을 절대 주권자로 묘사하지만 방주 건립을 둘러싼 암투 속에 인류 역사에 대한 진화론적 관점을 숨겨 놓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아가 첫째 아들 부부와 갈등을 겪고 둘째 아들 함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노아의 두 아들은 방주 안으로 자신의 아내를 데려오지 못하게 되고 다른 한 아들의 부인이 낳은 쌍둥이 딸들이 방주에 들어오게 되는데, 그렇다면 이들이 나중에 노아의 두 아들들의 부인이 되었다는 암시를 낳는다. 이 같은 인류의 조상에 대한 진화론적 관점은 성경에 전혀 언급된 바가 없다.
그러나 영화는 성경을 왜곡하는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 속에서 하나님은 유일한 창조주로 묘사된다. 또한 유일한 구원자로서 인류에 대한 경고와 함께 방주를 허락하시는 분이다. 파라마운트 제작사는 영화 노아는 성경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을 뿐 성경을 한 줄 한 줄 고증하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대런 감독 또한 "하나님과 노아의 관계가 아니라 인간의 구원과 계시, 선과 악, 자유의지대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영화 노아는 성경을 소재로 의미를 재생산한 새로운 작품"이라며 "성경적이냐? 아니냐?를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전했다.
영화평론가 제리 존슨은 "영화를 보면서 무엇이 사람을 선하고 악하게 만드는지 그 가운데 자유의지의 역할을 무엇인지 곱씹게 된다"고 말했다. 노아의 아내 역을 맡은 제니퍼 코넬리는 미국 TV 방송 Good Morning America에 출연하여 성경왜곡 논란에 대해 "성경에 나타난 사실을 재현하기 위해 종교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며 "인류 종말의 대홍수의 계시받고 세상을 구원하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선택받은 한 인간의 아내의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고고학자들의 자문까지 받았다"고 강조했다.
성경 왜곡 논란의 중심에서 선 영화 노아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한 가운데 반기독교적 상업주의 영화로 봐야 할지 아니면 성경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창작물로 봐야 할지 명확히 선을 긋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흥행=수입'의 공식이 존재하는 영화업계에서 상업주의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필요악이다. 더우기 영화 노아를 시작으로 워너브더스사에서 모세 이야기를 새롭게 각색한 "신들과 왕들", 폭스 사의 "엑소더스", 소니사의 "가인의 구제" 등 성경을 주제로한 대작들이 잇따라 발표될 예정으로 한동안 성경을 주제로한 영화의 성경왜곡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사들이 이처럼 성경을 주제로한 영화를 쏟아내는 이유는 일단 국적을 불문하고 전세계적으로 잠재적인 독자층이 있고
판권을 지불할 필요가 없으며 최근 특수효과의 발전으로 성경의 내용을 더욱 스펙터클하게 묘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보수주의 기독교는 성경을 상업주의 도구와 이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한 사람의 관객이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영화제작사들은 성경을 반기독교적 상업주의로 전락시킬 것이고 이런 영화를 접한 사람들은 성경을 스펙터클한 고대 스토리로 기억할
뿐 결코 자신의 죄를 깨닫는 사건으로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사 출처: 뉴스앤조이 2014년 3월 24일(월) 박화중 기자 / <미주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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