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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평신도가 아닌 특신도

웹지기 2014.10.18 16:25 조회 수 : 447

주일 2014-10-19 

15171031. 독일 비텐베르크 성문에 역사적 선언문이 내걸렸습니다. 마틴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입니다. 종교 권력의 높은 아성에 쌓여 변질되어 버린 로만 카톨릭에 맞서 생명을 건 종교개혁이 그렇게 시작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루터는 4년 후, 보름스에 끌려가 재판을 받습니다. 재판석에 앉은 황제와 여러 제후들 앞에, 보잘것 없는 수도사 루터가 섭니다. 루터의 책과 글이 맞는지 확인한 다음에, 내용들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철회할 생각이 없는지 심문을 받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하루가 주어집니다. 하루를 번민과 기도로 보낸 루터는, "여기 내가 섰습니다. 저는 달리 대답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 나를 도우소서, 아멘" 그게 루터의 모든 대답이었습니다. 진리에 대한 확신, 그리고 진리를 지켜 주실 주님에 대한 신뢰가 루터가 가진 전부였습니다. 의지할 게 있다면 오직 주님뿐인 약한 사람이, 거대한 현실 종교 권력에 맞서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든 것입니다.


루터의 전통을 따르는 개신교는, 성직자만 특별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 어떤 피조물도 대신 빌어주거나, 성직자가 고해성사를 들어야 할 성경적 근거는 없습니다. 주님께 모든 믿는 사람들이 직접 고할 수 있고, 각자가 이 세상에 대해 제사장의 소명을 받았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입니다. 언제부턴가 한국 개신교에는 카톨릭과 유사한 성직자/평신도의 구분이 생겼습니다. 평신도의 원어 뜻은 하나님을 믿는 백성입니다. 특별하지 못하단 뜻이 거기에는 없습니다. 바르지 못한 성직자를 보고도, 당신 특권 인정할테니, 우리는 적당히 믿고 복받고 살게 놔 두시오!” 이런 불순한 방임과 야합의 냄새가 평신도란 단어에서 풍겨 납니다. 그러니까 교회는 타락하고 목회자와 성도는 함께 무기력하고 부패해지는 것입니다. 진정한 교회 개혁은 모든 성도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깨어 나는 데 있습니다. 평신도는 없습니다. 주 안에 있으면 누구나 다 부름 받은 특신도입니다.


목사님, 제가 도와 드릴테니 열심히 사역하세요.고마운 말씀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목사가 성실하게 말씀으로 양육하면, 말씀으로 양육된 성도들이 직접 사역해야 합니다. 그러니 거꾸로 말해야 성경적입니다. 제가 여러분을 도와 드릴테니 열심히 사역하세요.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인도하심을 따라 가르치고 배우며, 돕고 사역하는 것을 통해 몸된 교회는 자랍니다. 그 원리에 따라 우리 교회는 거의 모든 사역을 특신도들께서 직접 감당하고 있습니다. 제 말이 맞는지 한번 둘러 보시기 바랍니다. 비판한다고 교회는 개혁되지 않습니다. 살아난 평신도들이 주님의 부르심에 반응하는 것이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드는 것이고, 그래야 한국 교회와 이 땅에 소망이 있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모두 특신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