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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뜨내기와 주인

웹지기 2014.08.16 10:02 조회 수 : 1014

주일 2014-08-17 

그동안 교회 후문을 출입하는 분들은, 채플의 철문을 이용해 왔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왼편 유리문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든 예배 장비는 채플이 아닌 당회실에 보관하시고, 꼭 문을 잠그시기 바랍니다. 동선이 약간 길어지는 불편은 있지만, 방송 장비뿐 아니라 영상 장비도 함께 보다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유익이 생깁니다. 우리와 쓰는 시간대는 다르겠지만, 앞으로는 미국 교회도 채플을 사용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미국교회 당회실에 있던 튼실한 목재 책꽂이는, 우리 도서실에서 쓰도록 물려 받았습니다. 주중에 책꽂이를 도서실로 옮기고는, 책들을 다시 정리했습니다. 가장 아랫편 두 줄은 어린이 도서, 위로는 어른들 신앙 도서와 기타 책들을, 그리고 왼편에는 청소년들 책들을 배열했습니다. 장서의 비중이 어린이 도서에 비해 나머지 책들이 많이 부족합니다. 한국 성인의 독서량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우리 도서실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신간 서적도 더 들여올 테니, 어른들도 도서실을 많이 애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읽은 책을 함께 공유하기 원하는 분들은, 교회에 기증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대부분의 어린이 도서는 그렇게 해서 수집된 것들입니다.

혹시 교회 뒷편에 우거졌던 잡초가 사라지고, 화단이 잘 정돈된 것을 알아챈 분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잡초를 제거하고, 헬렌 할머니는 무성한 가지들을 전지질 했습니다. 덤스터가 넘쳐 두번에 나눠 치울 만큼, 양이 많이 나왔습니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교회를 자기 집처럼 여기고 돌보는 데, 어떻게 힘든 내색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84:10) 땀 범벅이 되고 온 몸은 욱신거려도 마음만은 그지없이 상쾌합니다.

무엇을 소유한 데서 주인의식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뜨내기같은 주인이 있는가 하면, 주인같은 뜨내기도 있습니다. 무엇이든 움켜쥐고 제 것으로 알면, 뜨내기같은 인생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하나님 것인 줄 알고, 청지기로 살면 무엇 하나 소유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누릴 수 있고 참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선 곳이 마치 영원히 살 곳인양, 최선을 다해 가꾸며 돌보게 되는 것입니다. 주중에 어느 분이 “한국 참 좁아요. 한 다리만 건너도 안 걸리는 사람이 없어요.그러셨습니다. 학기마다 얼굴이 바뀌는 환경이지만, 뜨내기로 살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면 좋겠습니다. 학생과 아닌 사람, 정착민과 아닌 사람으로 편을 갈라 대하는 것이 뜨내기가 하는 일입니다. 누구나 세상 살 동안은 객(sojourner)입니다. 그러나 신앙공동체는 영원을 공유할 사람(cojourner)입니다. 제가 만든 조어니까, 사전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