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편지
니까라구아 단기 선교를 다녀와서:
(선교팀: 박한주목사, 강민구장로, 노영석장로/김인경 권사, 류창규장로/김현수권사, 안성배집사/이수연집사/안예나, 양봉주집사/김혜순집사 모두11명)
첫날: 2월15일 (금): 새벽 3시반 교회에 모여 서목사님 내외분이 운전해 공항에 도착했다. 수속이 끝나자 오전 6시에 출항해, 목적지인 “니까라구아” 수도 “마나구아”에 오후 2시경 안착했다. 간단한 이민국 수속을 마치고 짐을 찾는데 정연효, 오경자 두 선교사님들이 창 밖에서 우리를 행해 손을 흔들며 반겨주셨다. 유니폼을 입은 덕인지 올해는 아무 문제없이 짐이 무사히 통관되었다. 서로 얼싸안고 반가운 인사말을 나눈 뒤, 일행은 차를 타고 선교지로 향했다. 낯선 시가지를 지나 도심을 벗어나면서, 선교지에 가까울수록 듣던대로 길에는 쓰레기 투성이고 차는 5마일 속도로도 가기 힘든 길로 변했다. 도심에서 보던 것과는 판이하게 집이라고는 비닐과 양철조각 등으로 가리고 방이라고는 땅에 판자 같은 걸 깔고 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그런 빈민굴을 지나자 홀연히 우리 눈을 크게 뜨게 만든 것은 지상 낙원 “에덴동산”이라 이름지은 사역지였다. 짜임새있는 아름다운 건물들에 놀라 피곤도 잊은채 교회에 들어서 서로 손을 맞잡고 감격과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기적이 분명하다. 3년만에 무에서 유를 이룬 기적이다. 선교사님들 안내로 유치원, 식당, 초등학교, 운동장, 정수시설, 교회, 어린이 놀이터, 운동장, 초등학교 교실 2칸을 돌아보며 또 한번 더 놀랐다. 그간 단기 선교팀 13팀과 8번의 비전트립팀이 방문했고, 올해 2013년이 되어 교실이 또 생겨 초등학교 1학년 32명, 유치원 60명이 등록했고, 중등학생 25명을 중심으로 성경공부가 시작되었다. 근로 장학생 (보조 교사로 또는 기타 일을 하며 장학금을 받고 있음) 현재 6명, 월 $30씩 주며 하반기 2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 분 선교사님이 4년전 스페인어를 “코스타리카”에 가 일년 수업하였다 하나 현지에 와서 의사소통이 불편했을 것이고, 거의 맨손으로 도착했을 터인데 어떻게 이런 근대화된 시설물을 빈민촌 한 가운데 이루었단 말인가? 주님 예수께서 분부하신대로 순종하기 위해 두분이 지셨을 십자가는 또 얼마나 무거웠을까?
둘째 날: 2월 16일 (토): 오전 6시 반 숙소에서 사역지를 향했다. 오선교사님과 권사님, 집사님들이 매끼마다, 맛있는 식사로 기운을 돋워주셨다. 오늘은 텃밭 만들기다. 노장로님과 양집사님이 힘차게 예나 어린이 감독(?)을 받으며 2 미터 넓이 30 미터 정도의 밭을 훌륭하게 일궜고 씨를 뿌리고 가져간 부추도 심었다. 그리고 도서관에 필요한 책장 셋을 박목사님, 강장로님, 안집사님, 류장로님이 백향목 (단단하고 무거운-솔로몬 성전에 쓰인 목재) 책장을 만들었다. 마름질, 톱질, 못질까지 끝내자, 땀과 톱밥이 엉겨 목에는 누런 고물이 덮였다.
선교사님들의 사역 소문이 퍼져서 지역에 하나님의 빛이 되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마5:14) 여기저기 가난한 마을 사람들이 두분께 와 자기 마을에도 교회와 교육 시설을 해 달라고 간청한다고 한다. 두 선교사님의 간절한 기도가 응답되어 마침내 현지 답사를 한 어느 분이 지원을 약속하였다고 한다. 그곳들을 안내받아 찾아갔다. 한 곳은 이름이 “고센”이었다. 80여 가구, 500여 주민이 사는 농장 지역인데, 교회와 학교가 필요하다고 마을지도자들이 정선교사님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약 2에어커 땅에 (기증받음) 교회와 유치원을 짓고, 농업 기술을 전수시켜 수입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다른 곳은 “산 안드레” 지역인데, 도시빈민들이 몰려와 집단 거주지를 형성하고 있었다. 말이 집이지 벽도 없고 하늘이 보이는 한칸 방에 흙 바닥이었다. 물론 수도도 전기도 없고 앞으로 400여 가구 2,000 여명이 들어올 것이라고 한다. 약 1 에이커 땅에 교회와 유치원을 건축해 달라고 역시 주민 대표들이 먼저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우리도 쉬지말고 기도하며 도울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오전에 VBS에 참여한 60여명의 중학생들이 축구, 배구 경기를 하는 기운찬 모습들이 담장 너머의 세계와 너무나 대조가 되었다. 모습들뿐 아니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활기가 넘쳤다. 오후 4시 유스 예배 시간에 뜨거운 찬양이 온 동네로 널리 퍼지는 것이 참으로 은혜스러웠다. 류장로님은 과학자로 사람과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신 능력의 위대하심과 그 위대하신 하나님을 왜 믿는가를 간증하셨다. 그 사이 책장이 완성되었고 텃밭에 뿌려진 씨앗들 위로는 물이 뿌려졌다.
셋째 날: 2월 17 (주일) 주일 예배; 주일학교 어린이50여명과 함께 찬양을 부른 다음 박목사님 설교를 정선교사님이 통역하셨다. “미개한 한국이 선교사들 도움으로 하나님을 영접한 오늘날 한국은 하나님 은혜로 잘 살게되었는데, 그 원인은 가난할 때부터 선교에 힘썼기 때문이다.”는 요지였다. 단기선교팀이 아이들 머리에 손을 얹어 축복기도해 주는 시간에는 아이들이 서로 머리를 들이 밀었다. 오후에는 충청북도 크기의 “그라나다” 호수와 백두산 천지같이 화산 폭발로 생긴 “카타리나” 호수를 구경했다. 날씨가 흐리고 파도가 높았지만 시원한 광경이었다. 이곳 특징은 아침 저녁 부는 바람이 상쾌하도록 시원하다.
넷째 날: 2월 18 (월): 오늘은 책장 니스칠 하기, 텃밭 더 만들기였다. 그리고 유치원 학생들과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VBS를 했다. 유니폼을 입고 선생님을 따라가는 아이들 모습에서는 어디서도 가난하거나 구김살이 보이지 않았다. 기뻐 놀며 머리에 손 얹고 기도할 때에 감격스런 눈초리와 진실된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집사님과 예나가 크래프트와 율동을 인도할 때는 아이들 눈망울이 둥그레졌다. 일정이 끝난 우리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선교지를 떠났다. “몬테르마르” 휴양지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며 평가회를 가졌다. “참 아름아워라 주님의 세계는”저절로 하나님의 섭리를 노래하며 지친 몸과 영혼이 안식을 얻는 아주귀한 시간이었다.
다섯 째 날: 2월 19 (화): 아침 식사후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다. 손을 맞잡고 기도할 때 코 끝이 찡해졌다. 주님의 종들을 외로운 곳에 남겨두고 가는 야속하고 아쉬운 감상에 빠져 무거운 걸음으로 비행기에 몸을 맡겼다. 하나님, 선교사님들 사역에 백배 육십배 삼십배 열매를 맺게 하소서. 은혜를 베푸소서.
선교팀원이 느낀 단편들을 적어 본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들어 쓰심에는 어린 "예나"도 나이가 지긋한 "에녹회" 어르신들도 그리고 선교사님 부부도 주님 원하시는 때와 장소에서 쓰심을 보며 우리 삶, 특히 나의 삶은 온전히 주님의 것임을 체험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우리를 향하신 사랑하심과 긍휼하심을 체험한 선교 여행이었다.
새로운 사역지 2곳 (고센과 산 안드래 지역)에 교회와 유치원이 세워질 예정인데 많은 기도와 사역과 도움이 우리 몫 이란 생각을함께 했다. 선교지의 학교 이름이 "에덴동산"을 연상케 하는 에덴학교이다. 꿈도 미래도 없이 살아가는 빈민촌과 거기 사는 아이들을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지만, 학교 문을 열고 발을 내 딛는 순간 반석 위에 우뚝선 듯한 교회와 학교, 그리고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놀이터와 운동장은 그 아이들에게는 에덴동산일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덴동산을 통해 아이들에게 미래의 희망과 꿈이 되어줄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에덴동산이 더욱 아름답고 더 많은 아이들이 하나님의 역사하심과 사랑을 느낄수 있도록 더욱 물질과 기도로 후원하는 것은 우리 몫이라 생각한다. "선교사님을 먼저 보내시고 단기 선교팀을 통해 주님께서 일하고 계심을 증거케 하시는 섭리를 느꼈다. 이들의 삶을 보며 우리 삶을 다시 돌아 보니 우리 태만한 모습을 부끄럽게 회개케 된다. 차마 볼 수 없게 험한 집과 동네지만 학교에 온 아이들은 옷도 깨끗하고 머리도 단정하고 밝은 얼굴로 공부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또 가 보고 싶다. 주님의 뜻이라면 남은 생애 주님 원하시는 일에 불상하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부족하나마 일하고 싶다. 우리 성도님들도 가 보시며 꼭 은혜 받고 돌아오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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