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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홀로서기

웹지기 2015.09.18 15:23 조회 수 : 158

주일 2015-09-20 

월요일 쉬는 시간을 이용해, 세인트루이스를 다녀왔습니다. 몇 달만에 큰 아들의 얼굴은 잠깐 보고, 지난 여름 설교해 주신 후배 목사님을 만나 교제도 하고, 두분을 병 문안했습니다. 우리 교회를 지원하던 웨인즈빌 갈보리교회 이영대 목사님께서 간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신데 찾아 뵈었고, 또 초창기 우리 야외예배에 음식을 장만해 오셔서 함께 교제하던 세인트루이스 한인장로교회 옹기종기 K그룹장 전기원 집사님을 밤에 찾아 뵈었습니다. 제 개인적 친분보다는, 여러분을 대신한 만남이기 때문에 보고 드리는 것입니다. 전 집사님은 자원외교로 투자한 현장 수습을 위해 외국에 계시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 일시 귀국하셨습니다. 빚을 갚는 마음으로 두 분의 회복을 위해, 기도해 주십사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이 목사님은 국제결혼 가정이 대부분인 교회에서 평생 목회하시다, 은퇴를 앞두고 계십니다. 몇 차례 우리 교회를 돕는 선교비를 보내주셨는데, 받을 때마다 고마운 한편 제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아무리 캠퍼스 교회라지만 우리보다 교인 수가 절반 밖에 안되는 교회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스스로 수긍이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노회에서도 매달 $300을 지원받아 왔는데, 이번 회기부터 다시 지원을 받으려면 새로 신청해야 합니다. 노회에 우리보다 열악한 교회가 여럿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노회를 기해 홀로서기를 선언하려고 합니다. “공짜로 들어오는 돈을 왜 발로 차느냐?”하실 분은 안 계실 줄 압니다. 우리가 지원받아온 돈은 어쩌면 우리보다 더 열악한 교회들도 노회에 내는 국내선교비에서 온 것이니 말입니다.

 

우리 교회는 자그마치 15년이나 노회 지원을 받아 왔습니다. 노회 소속 선교사들보다 더 오래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그런 교회가 홀로서기를 선언하고, 노회의 더 어려운 교회와 선교사님들을 도울 수 있게 된다면 서로에게 큰 격려가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재정적으로 헌신되었거나 예산이 풍부해서 홀로서기를 하려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어쩌면 영원히 쪼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초창기 한국교회처럼 야성을 회복하기 위한 선언입니다. 서양 선교사들이 세운 한국의 초대교회가 그 어려운 가운데서도 첫 사업으로 정한 것이 만주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것이었고, 한인 목사가 귀한 그 시대에 평양신학교 첫 졸업생을 셋이나 선교사로 파송합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행20:35)을 진정 믿는다면, 우리도 이제 받는 자리에서 주는 자리로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교회원의 성실하고 정직한 헌금 생활이 선결요건입니다. 그리고 재정을 집행하는 각 부서가 보다 절약하는 노력도 따라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홀로서기를 넘어서 우리가 도움받았던 것처럼 선교지와 선교지같은 연약한 캠퍼스 교회들을 돕는 공동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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