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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쿨하게

웹지기 2013.05.04 22:28 조회 수 : 1494

주일 2013-05-05 

축복기도를 부탁받고, 금요 밀알청년부 찬양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졸업하거나, 전학하는 청년들을 기쁜 마음으로 ‘쿨하게’ 축복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도하려고 마이크를 잡는 순간, 한동안 입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앞에 선 청년들 중에는, 제일101이나 구도자 교실, 조장 성경공부로 양육한 청년들도 있고, 제가 세례 준 청년도 있었습니다. 하나같이 귀한 그들을 떠나 보낼 준비가, 아직 채 안 되었던가 봅니다. 매번 매섭게 다짐을 해둬도, 헤어지는 데는 여전히 익숙치가 않습니다. 콜럼비아에서만 벌써 예닐곱번은 족히 겪었으면서도, 아직도 ‘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 곧 방학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청년들이 귀국하고, 또 열 가정 정도가 떠날 채비를 하고 계십니다. 연수나 학위과정을 위해 오신 분들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뜻을 이루고 귀국하십니다. 식구가 늘어서 돌아가는 가정도 있고, 오실 때와는 달리 믿음을 가지고 귀국하는 분도 계십니다. 한분 한분 돌아보면 추억도 많고, 감사할 일도 있지만 아쉬움도 남습니다.

교우님들도 그러시겠지만 저 역시 떠난다는 말에는, 단단한 각오에도 불구하고, 섭섭하고 허전해 지는 것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더구나 책임을 맡았던 분들이 떠나면 빈자리를 어떡하나 염려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선한 섭리가 우리 가운데 반드시 함께 하실 것입니다. 이곳은 찾아오는 선교지입니다. 찾아온 분들이 그동안 우리와 사귀며, 하나님 나라를 함께 꿈꿔왔습니다. 그리고 때가 되어 다시 그분들의 자리로 파송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니 떠나는 분들을 축복하며 쿨하게파송해 드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곳을 떠나지만 주안에서 맺은 관계는 영원합니다.

그리고 또 누군가 그 빈자리를 채우도록, 주님께서 인도하실 것입니다. 학기가 시작되면 돌아올 청년들도 있고, 새로 이곳을 찾아올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인생입니다. 우리도 만날 때가 있었으면 반드시 헤어질 때가 옵니다. 그 사이 서로가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야 다시 만나고 싶은 관계가 됩니다. 언젠간 헤어질 망정, 함께할 동안만큼은 서로가 정성껏 대하시기 바랍니다. 비록 떠나고 난 빈자리가 허전할지라도, 다윗과 요나단같이 주안에서 깊은 우정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드물지않게 받는 떠난 분들의 전화나, 인편으로 전해온 기별, 보내온 소포가 우리가 그분들에게 누구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쿨하게보내드리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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