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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기적이 많은 곳

웹지기 2013.02.16 21:40 조회 수 : 1614

주일 2013-02-17 

꼬모에스따! 현장감을 느끼실 수 있게 이번주 컬럼은 선교지에서 직접 올립니다. 이름 모를 새 소리에 잠을 설치다, 토요일 새벽 일찍 눈을 떴습니다. 오전에 두 곳을 돌아 보았습니다. 교회와 유치원이 새로 들어설 예정지입니다. 한 곳은 도시 빈민지역, 다른 곳은 조금 떨어진 농촌 지역이었습니다. 두 마을 모두 대표들이 정연효 선교사님을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 곳입니다.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일손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교회와 유치원을 세우기로 약속하고, 이미 현지인 목회자와 기금이 마련된 상태입니다. 차를 내려 한참을 걸어 도착한 빈민촌은 원래 시내가 흐르던 물길을 따라 길이 나 있었습니다. 헝겊과 골판지로 대충 막은 것이 집인데, 거기 아이를 안고 있는 한 엄마 나이를 물으니 열일곱이라고 합니다. 농촌지역에서는 마을 대표들이 나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학교와 교회를 짓기로 결정했다고 선교사님이 알리고, 함께 손을 잡고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마치 서두르는 어떤 손길이 있는 것처럼, 착착 일이 진행되는 현장을 목격하면서 떠오른 말이 있습니다. “선교현장에는 기적이 많다.”

선교 센터에 돌아와 널직한 텃밭을 만들고 가져온 씨를 뿌렸습니다. 선교사님도 드시고 아이들 식탁에도 오르기를 소망하며 열심히 땅을 파고 또 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생들이 쓸 책꽂이들을 만들었습니다. 글로 쓰니 한 줄이지만 땀으로 목욕을 했고 허리도 아프고 손도 엉망입니다. 그 사이 청소년부 집회가 열렸습니다. 선교센터 울타리 밖과 안이 이상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새로 만든 농구장과 잔디밭에서 축구와 배구시합에 열중한 아이들 모습은 미국 여느 유스와 다를 것 없는 생기발랄한 모습입니다. 그런 아이들이 참혹한 가난에 붙들린 담 밖 세상에서 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언제 그리 덥더냐 하듯이 해가 떨어지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샤워를 하고나니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주일 예배를 위해 쉬고 있는 지금 피곤하고 지친 몸이지만, 마음은 날씨처럼 청량합니다. 제가 미리 이곳 상황을 알고 준비한 내일 설교가 아닌데, 지금 이 선교지에 꼭 필요한 말씀을 하나님께서 예비하셨다는 사실을 오늘 목격했습니다. 역시 “선교현장에는 기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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