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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국가를 위한 기도

웹지기 2016.07.15 22:46 조회 수 : 124

주일 2016-07-17 

세인트루이스에서 퍼거슨 사태로 미주리 주 비상사태를 겪은 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에는 루이지아나와 미네소타 주에서 공무 집행중인 경찰의 총에 흑인이 또 희생되었습니다. 그러자 “Black life matters”를 외치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한 텍사스 주 달라스에서는 흑인 저격범이 백인 경찰만 골라, 다섯명이나 사살하면서 흑백간 대립과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고 있습니다. LA 폭동사태를 기억하는 교포들은 이번에도 4.29 폭동처럼 불똥이 엉뚱하게 한인 상점들로 튀지나 않을까 해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경찰들의 공권력 남용이 심한 것도 사실이고, 경찰들이 과잉 대응할 수 밖에 없는 현실도 이해가 됩니다. 흑인들이 백인들에 비해 과잉 단속의 희생양이 되고, 경찰들은 쉽게 총기를 이용한 범죄의 표적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양수가 터진 채 응급실로 달리던 산모의 남편을 운전석에서 끌어내 체포하고, 구급차를 부르는 경찰 모습은 오히려 젊잖은 축에 들어갑니다. 산모나 남편이 백인이기 망정이지, 만약 흑인이었으면 더 문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우리 큰 아이 동네에서는 지난 주 교통 단속하던 백인 경찰이, 흑인 총에 맞아 위독한 상태입니다. 자동 소총도 낚시대 만큼이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데체 얼마나 더 많은 댓가를 치뤄야 바로 잡을지 참 답답합니다.

 

달라스 추도식장에 오바마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이 나란히 나타났습니다. 연설도 번갈아 하고 희생 경찰 유가족도 만나 위로했는데, 사실 둘은 흑백 차이만큼 정치적으로도 상극입니다. 부시가 일으킨 이라크전을 오바마는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지금도 비판합니다. 부시가 군사력을 강조한 네오콘(신보수주의)인 반면, 오바마는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에조차 지상군 투입을 주저합니다. 그러나 흑백 갈등이 위기로 번지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데는, 서로의 차이를 넘어 의기투합한 것입니다.

 

인간 사회는 갈등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갈등을 막고,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도리어 갈등을 키우고 서로 대립시켜 상황을 모면하는 것같이 퇴행적 리더는 없습니다. 미국도 누구나 쉽게 자동 소총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못 바꾸고 있습니다. 도리어 무장을 강화해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거기 다분히 소위 복음주의자들이 기여합니다. 트럼프같은 인종주의자를 교회 지도자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사회적 갈등에 개신교회는 약자가 아닌 강한 자, 가진 자 편을 들며 소위 ‘강남기독교’를 지향합니다. 우리 시민권은 미국도 한국도 아닙니다. 우리는 천국시민입니다. 그러나 포로로 끌려간 디아스포라들에게, 바빌론을 위해 기도하라 했던 예레미야 선지자 말처럼, 우리도 아직은 조국과 이 땅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