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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진짜 농사는 겨울부터

웹지기 2016.01.29 11:38 조회 수 : 91

주일 2016-01-31 

겨울철 서릿발은 논밭을 얼렸다 녹였다 하면서, 땅을 호흡하게 합니다. 지렁이나 벌레들도 겨울 잠을 위해 땅을 파고 들면서, 흙이 살아 숨 쉬게 합니다. 씨앗들은 겨울을 나면서 더 단단해 집니다. 씨앗들이 처마 밑에 달려 바짝 마른채 겨울을 나면서, 새싹을 돋아낼 힘을 기릅니다. 외양간을 쳐내서 두엄을 쌓으면, 겨우내 김을 모락모락 내면서 거름이 됩니다. 여름보다 더 많은 시간이 들지만, 겨울 거름은 양질의 거름이 됩니다. 겨울은 안으로 여무는 계절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겨울없는 생활 한 지가 오래됩니다. 씨앗은 파종할 때 몬산토에서 사오면 되고, 거름도 때맞춰 원하는 만큼 사오면 됩니다. 그런 맥도날드화 McDonaldization 된 생활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현대 교회는 아직 그런 문화에 젖어 있습니다. 조지 릿저 George Litzer 는 맥도날드화란 “패스트푸드 매장이 미국 사회의 각 구획은 물론 전 세계를 잠식해 가는 원리에 의한 사회현상"이라고 정의합니다. 과연 우리 교회는 몇 분이나 제자의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적 훈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까요? 대부분 주일 예배가 무사히 끝나기만을 기다리지는 않을까요? 주님과의 긴밀한 관계는 집에 가서 큐티하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은 공동체 안에서 전 생애에 걸쳐 훈련되야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혼자 묵상하고 깨닫는 걸로 족하고, ’5분 리더십’처럼 쉽게 완성될 줄 오해합니다.

 

미국 기독교는 산업화의 기계론적 이념을, 그대로 교회 현장에 들여 왔고 한국 복음주의 교회들은 열심히 그 이념을 벤치마킹해 왔습니다. 대부분 아직도 그 미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효율성을 중시해 단기 속성 신자들을 대량 생산하고, 맥도날드가 표준 매장을 프랜차이스 하듯 사람 모으는 데 효혐있는 프로그램은 신속하게 퍼져 나갔습니다. 그러나 지역마다 있는 독특한 상황이나 관계를 뛰어넘는 일방적인 프로그램이 통할만큼, 사람들은 멍텅구리가 아닙니다. 어느새 사람들은 믿을 수 없을만치 겉이 번지르르한 깨끗하고 매끈한 상품에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성장이 목적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언약공동체가 과연 어떤 모양으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고 지역사회의 영적 실제적 필요에 대응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한, 맥도날드화의 거센 물결에 휩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진지한 고민을 품고, 봄 학기 성경대학을 다음 주 시작합니다. 주일은 요한복음, 수요집회는 요한계시록, 토요기도회는 잠언을 강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일 친교 후 구약이야기(OT Historical Narratives) 와 주중 에베소서(TEE)를 개설합니다. 진짜 농사는 겨울부터 시작합니다. 말씀으로 영적 겨울을 나십시다. 봄이 오고 꽃이 필 때, 가장 고유하고 특별한 향기들을 뿜어낼 수 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