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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선교사 편지

니카라과 단기선교(안성배 집사)

웹지기 2011.06.24 23:41 조회 수 : 5768

차로 니카라과 수도 마나구아를 지나는 느낌이 한국의 70년대 시골 공장 마을 같다. 선교지에 도착해 완공된 유치원과 짓고있는 교회당을 들러보았다. 턱없이 적은 공사비로 건축 설계 및 현장 관리까지 마친 선교사님의 무용담이 놀랍기만 하다. 화씨 10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직접 발로 뛰느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셨을까 생각하니 안스럽고 미안하기까지 했다. 선교지를 들러본 후, 교회에 쓰일 음향 시스템을 구입했다.

이튿날 유치원에 페인트 칠도 하고 다른 한국 선교사님들 선교지를 방문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니카라과는 빈부늬 차이가 극심한 나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하루에 2끼를 먹지만 의외로 굶어 죽는 사람도 극히 드물고 한다. 게다가 판자로 만든 허술한 집에 살며 맨발로 다닐 정도로 가난하게 살아도 오히려 행복지수는 선진국보다 높다고 한다.


그러나 도움 받는데 익숙해 있다보니 조금만 방심해도 도둑질, 거짓말, 협박 등으로 선교사님들을 힘들게 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선교사님들 땀 흘리는 모습보니 새롭게 보였다. 오전에 살균제를 뿌리기 위해 인근 마을의 가정들을 방문했다. 아주 작은 첫번째 집은 울퉁불퉁한 흙 바닥 위에 수도도 없이 나무판자 하나에 칼 하나 놓인 부얶, 너무 낡은 침대 3, 침대 위에 옷가지 몇벌, 라디오가 살림살이의 전부였다. 뒷뜰에는 깊이 땅을 파고, 돌로 만든 변기를 얹어 놓고 지붕도 없이 막대기로 기둥을 세우고 주어온 비닐로 둘러친 화장실이 있었다. '아마 이 집이 제일 작은 집일꺼야!' 하고 둘째집을 갔지만 다를것 없는 비슷한 구조와 가제 도구. 세번째, 네번째,. 모든 집들이 그랬고 사는 것도 그랬다. 특히, 선교사님들이 가장 안타까워 하는 것 중 하나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여자 애들이 15, 6세가 되면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남편이 자주 바뀔뿐만 아니라, 아이 아빠들은 아무 책임감 없이 그냥 떠나버린다는 것이다.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었다. 소독을 마치고 점심하러 시내로 가는 길 밖을 내다보니 너무도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맥도날드, 백화점, 번잡한 주유소, 수많은 외제차. 어떻게 차로 5분도 안 떨어진 이웃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유치원에 쓸 전자오르간을 사려고 백화점에 들렸다. 미국 백화점에 비해 그다지 뒤지지 않을 수준이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고객 대부분이 물건을 사기 보다 더위도 피할 겸 깨끗이 차려 입고 구경 나온 사람들이었다. 니카라과인 평균수입은 4인 가족이 하루 $10 정도이고, 물가는 미국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대학교육까지 거의 무료지만 일자리가 부족해 직업, 학력에 별상관없이 대개 하루 수입이 $10 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변호사도 하루살이, 회계사도 하루살이, 의사도 하루살이, 모든 국민이 다 하루살이 삶을 별 야망 없이 하루하루 이어가고, 교육 받을 당위성 또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주일 예배에는 새로 구입한 음향 시스템에 power point project로 띄웠다. 항상 목이 아프게 큰 목소리로 진행해 온 예배를, 마이크를 이용하니 한결 수월하다며 선교사님 내외분이 기뻐하셨다. 예배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이 하나 둘씩 도착 하는데, 어제만 해도 맨발에 지저분한 모습의 아이들이 하나같이 깨끗이 씻고 머리도 빗고 이쁜 옷차림으로 왔다. 너무 감격스러웠다. 어른들도 함께 참석해 모두 150명 정도가 모여 예배드렸다.

몇일 체험하며 느낀 안타까웠던 마음이 아이들의 모습 가운데 흐뭇함과 감동으로 바뀌었다. 선교사님의 수고가 헛되지 않고 싹 피워 가시는 것을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다. 찬양과 율동으로 즐거운 아이들과 함께 어른들은 나름 진지한 예배를 드렸다. 예배후 사모님께서 모든 성도님들께 점심으로 핫도그를 나누어 주셨다. 모든 사역을 마치고 현지 선교사님들을 초대해 시내의 이태리 식당에서 선교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은혜로운 친교 시간을 가졌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하루였다.


   마지막 날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공항으로 향했다. 선교지 아이들 얼굴이 하나둘 떠올랐다. 그 아이들에게 줄 수있는 희망이 무엇일까? 구걸하며 가난을 숙명으로 여기는 대신 열심히 일하고 공부할 비전을 어떻게 심어줄 수 있을까? 14살만 넘으면 임신하는 그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 다 아시는 주님께선 선교사님을 통해 그들에게도 구원의 역사를 보이시려고 보내신 것이라 믿는다. 유치원 때부터 교육시키고 자신들도 남에게 배풀 것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하나님 사랑이다. 주님! 주님의 뜻하심이 선교사님을 통해 역사하길 기도 드립니다.! 건강과 지혜를 허락 하시고 그 아이들을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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