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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글마을

할아버지의 두번째 약속

요기아빠 2012.09.07 15:29 조회 수 : 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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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아버지는 몸이 불편하지도 않은데도 할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스스로 입원하신 것이었다. 할아버지에게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어봤더니 이런 말씀을 하셨다.

“ 난 동갑내기 이웃 처녀와 결혼했지. 첫날밤에 신부가 두 가지를 약속해 달라더군. 첫째는 평생 배곯지 않게 해 달라는 것, 둘째는 남편으로서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자기를 지켜 달라고 말이오. 난 그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했지. 지금 난 그 약속을 지키는 중이라오.”...

(좋는생각, September,2012, "약속”)

며칠 전 잠이 오지 않는 밤에 침대위에서 읽은 책 중에 한 부분이다.

 

첫날밤, 세월이 오래 되어서 생각도 가물가물하다.

모든 말을 했고 어떤 약속을 했는지는 더욱 더 기억이 없다. 그냥 신나서 주무셨겠지.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세삼 느낀다.

올해도 생일 카드들을 받고 보니 빠짐없이 등장하는 문구가 “오래 오래 사시라“이다.

그래 오래 살았지. 이제는 인생을 정리할 때가 되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할아버지의 두 번째 약속이 영 마음에 걸린다.

 

 

글쎄, 그동안의 삶이 남편으로서 믿고 의지하며 아내를 지키는 나의 삶 이였는가!

곰곰이 생각 할 필요도 없이 정 반대의 삶을 살았음을 나 자신이 더욱 더 잘 알고 있다.

한마디로 아내의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삶, 그래서 나는 첫 날밤에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음을 너무나 감사하다.

 

 

평생 아내위에 군림했던 나의 동무도 오랫만에 안부전화하면서

늙어가는 입장에서 부인에게 잘 해주 쇼하면서 전화를 끊는다.

너도 많이 늙었구나. 구시렁하지만 어쩐지 나의 마음은 찜찜하다.

요새 아내에게 못해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나, 참.

나도 무척 잘 해주고 있다는 것은 온 세상 사람이 다 알고 있다. 다만 아내만 모르지.

 

 

 

할아버지의 두 번째 약속이 영 마음이 걸리는 이 밤에

하나님, 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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