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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주례 Officiation

웹지기 2017.09.05 17:51 조회 수 : 168

주일 2017-09-05 

 

아침 기도를 마친 시간, 무선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받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연로한 지병이 있으신 분인데, 가족이 출타해 혼자 계시다는 것을 주일에 들은 기억이 났습니다.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습니다. 불길한 예감에 내가 전화를 걸었습니다. 역시 아무 응답이 없었습니다. 그 댁 가까이 사는 분께 전화를 드리니, 다행히 바로 받았습니다. 본인이 직접 가서 확인해 보고 알려주신다고 했지만, 나도 사무실을 떠났습니다. 차 안에서 전화를 연거푸 걸어도, 여전히 응답이 없습니다. 짧은 순간 911으로 전화를 걸어야 하나 망설이며, 서둘러 차를 몰았습니다. 운전석에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님 이 분 지켜 주십시오, 제발.’ 운전하는 동안 교회의 연로한 분들의 얼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니 얼굴이 오랫만에 떠올라 눈가가 젖었습니다. 어머니께도 목회하는 아들 대신, 교회 가족이 계셨습니다. 그 아들도 아마 지금 나처럼 놀라서 달려 갔을 것을 생각하니,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나 봅니다. “거기서만 목회하지 말고, 귀국하면 안 되느냐!” ‘항상 교회를 위해 기도한다’시던 어머니 말투가 바뀌고 바로 비행기표를 샀는데, 그게 마지막 통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귀국하면 어머니 친정이고 내 외가가 있던 방갓을 다녀오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그것도 직접 말씀드리지 못하고 동생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여행을 불과 보름 앞두고...

 

어머니 친구분들과 교회 식구들은 어머니가 얼마나 그 여행을 기대하고 기다렸나 생생하게 들려 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마지막 짧은 여행은 큰 집 형님 조문 가던 길이었습니다. 어찌 그런 일로 간 것을 여행이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올 여름 휴가도 작은 아들과 함께 다녀오는 호사를 누렸는데, 이제 어머니는 한국에도 안 계십니다.

 

댁에 거의 도착했을 때,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아무 일 없이 잘 계시니, 염려하지 말라'고. 문가에서 직접 안부를 확인하고, 돌아오면서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주님 저는 세례식과 결혼식 주례를 많이 하고 싶습니다.^^ 

 

* '목회자 컬럼'을 예배 중에 읽는 분들이 있고, 그나마 읽는 분들이 적어서 주보에는 올리지 않습니다. 읽기 원하는 분을 위해 웹사이트에만 비정기적으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