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6-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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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국제 수학 과학 시험(TIMSS)을 치르면, 한국이 늘 일등입니다. 물론 성적 좋다고 실생활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높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실제 적용력을 측정하는 테스트에 한국은 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 한국 교육을 암흑상자 (black box)라고 비아냥대는 학자도 많습니다. 공부한 것을 실생활에 적용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을 미국에서 신학 교육을 받으면서 절감했습니다. 헬라어 히브리어를 암기하고 문장을 번역하는 데까지는, 성실하기만 하면 한국 학생이 다 잘 합니다. 그런데 번역된 문장을 자기 생각으로 주해(exegesis)하는 단계가 되면, 그 전까지 빌빌대던 미국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잘하던 한국학생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제가 미욱한 학생이라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 수학 숙제를 아내가 도와줄 때 곁에서 보면, 수학이 아니라 영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언어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말을 잘 하나 봅니다. 또 하나는 한국 문화가 서열적이고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점수가 말하는 데 일등이면 자랑스러운 것 아니냐!” 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러나 성도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주님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실까 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일등보다는 신실하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는 자를 기뻐하십니다. 달란트와 그 남긴 이문의 크기에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고, 종이 '착하고 신실한' 사실을 기뻐하며 칭찬하신 그 비유 속의 주인이 실은 '적은 일'에 '신실하고 충성된 사람’을 찾으시는 신실하신 주님입니다.
주님이 '최대의 효과'에 관심 있으시면, 굳이 우리에게 일을 맡기실 필요가 없습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분이 지금도 말씀 한 마디로 뭣이든 하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기근이 들었을 때, 엘리야를 사르밧 과부에게 보내신 분은 주님입니다. 부잣집이 아니라 마지막 남은 기름과 밀가루로 떡을 해 먹고 그 다음은 아무 대책도 없는 지극히 가난한 집으로 말입니다. 그러신 것은 기근 동안 엘리야를 살릴 뿐 아니라, 그 가난한 가정을 살리시려는 주님의 신실하신 배려입니다.
사람은 탁월한 결과에 쉽게 끌리지만, 신실하신 주님은 사명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영적 성숙에 더 관심을 기울이십니다. 탁월한 자보다 신실한 자를 찾으십니다. 종종 우리는 남의 뛰어난 업적에 주눅 들 때가 있습니다. 비교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이내 실망하고, 심지어 자기 교회 규모가 작아도 열등감을 느끼기 쉽습니다. 하나님은 뛰어난 자를 찾지 않습니다. 달란트 비유에서 종종 하나님 관심사가 최대의 효과 내는 게 아닐까 오해합니다. 그러나 주인이 다섯 달란트 남긴 종이나 두 달란트 남긴 종을 똑같이 칭찬하십니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으로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지어다.(마 25:21, 23)" 탁월함이 아니라 신실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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