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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풍요

웹지기 2016.03.11 16:08 조회 수 : 102

주일 201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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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화단에 수선화 노란 꽃들이 흐뜨러지게 피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들이 이 컬럼을 읽으실 때 쯤이면, 꽃들이 다 졌을 수도 있습니다. 봄꽃은 그렇게 찬란히 폈다 삽시간에 숨어 버립니다. 미주 캠퍼스를 걷다 보면, 백목련도 벌써 꽃을 다 터뜨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겨울 추위가 별로 없더니, 봄이 일찍 찾아온 것입니다. 이제 곧 튜울립과 꽃 사과가 몽우리를 터뜨릴 것이고, 앨러지 계절도 덩달아서 빨라져 벌써 힘들어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활짝 핀 꽃들을 보노라면, 제 마음도 환하고 풍요롭습니다. 앨러지를 일으키는 꽃가루들이 결국은 열매를 맺게 해, 온 생물들 먹꺼리를 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록 가진 땅 한 뙈기 없고, 머리 둘 곳도 마땅치 않아도 풍요로운가 봅니다.

 

서구 신학의 부작용 중 하나가 ‘풍요’에 대한 오해입니다. 그래서 요10:10 주님 말씀하신 “풍성히”를 “형통, 많은 돈과 재물, 육체적 안락, 두둑한 지갑, 철밥통 같은 직장, 럭서리한 집과 자동차”를 뜻하는 말로 해석하고 맙니다. 제가 있던 세인트루이스의 ‘조이스 마이어’란 유명한 여자 목사도 그런 주장을 합니다. 그녀는 ’하나님의 종’이 말씀 전하러 가는데, ’구질구질한 이코노미 석 탈 수 없어 전용 비행기만 타고’ 다닙니다. 그러나 주님이 따르는 사람들에게 현세적이고 물질적 형태의 부를 제의하셨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주님은 오병이어 기적을 일으킨 분이라 ‘이 땅에서 부요하게 사셨다’는 주장도 억측입니다. 주님은 단 한번도 이 땅에서 당신을 위해서는 기적을 행하신 일이 없으셔서, 쌓아놓은 돈도, 은퇴 연금도, 보험 혜택조차 없으셨습니다.

 

예수님이 법정 스님처럼 ’무소유 無所有’를 주장하거나 부 자체를 반대하셨단 말이 아닙니다. 주님은 부가 도덕적으로 중립적이지만, 우리 관심이 거기 쏠려 마땅히 추구해야 할 것들을 놓치는 것을 경고하신 것입니다. 풍요가 현찰이나 안락이 아니라면 뭘까요? 예수님께 직접 풍요를 약속받은 사도들은 박해받고 순교까지 당했는데, 그러면 그들이 누린 풍요는 뭘까요? 풍요를 누린 제자들 삶을 보면, 그 풍요는 세상 뭘로도 대체될 수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떤 상황과 처지도 초월한 풍요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오복 정도로 끝날 수 없는 풍요인 것 또한 분명합니다.

 

그 풍요는 끝이 없는 삶입니다. 그 말이 풍요를 누리려면 죽을 때까지 기다리란 말이 아닙니다.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이미 온 봄을 완상玩賞하듯이, 우리들 가운데 이미 이뤄진 주님의 풍요를 누리는 것입니다. 풍요는 “평안과 삶의 참 목적”이 포함됩니다. 그래서 어떤 역경도 맞설 수 있고, 심지어 죽음까지도 맞설 수 있는 기쁨과 담대한 확신”이 그 속에 들어 있습니다. 가령 들 꽃 한 송이에도 화들짝 놀라며 감사하는 능력과 반응이 풍요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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