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5-1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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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교우님들과 함께 대청소를 했습니다. 여기저기 카펫에 자리잡은 얼룩들을 지우고, 스팀 배큠을 했습니다. 주일학교 예배실까지 마치고 나서는, “에휴! 카펫을 자주 물청소해야 겠네요.” 카펫을 닦아낸 시커먼 꾸정물을 보고, 모두들 한마디씩 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교회 구석 구석에 쌓인 때와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고 나니 한결 깨끗하고 개운합니다
아직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이십년전 한국을 떠나올 때만 해도 연말이면 대중 목욕탕에 갔었습니다. 두 아들을 데리고 탕에 들어가 때를 불린 다음, 한 녀석씩 때수건으로 때를 밀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한해동안 묶은 것들을 떨어내고 새해를 맞곤 했습니다. 미국에 와서 가장 아쉬운 것중 하나가 목욕탕입니다.^^ 벌써 2015년 마지막 주 컬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잘 실감나지 않습니다.
어느 교우님 표현처럼 “올해는 큰 일이 참 많았습니다.” 하나씩 기억할만한 일들을 꼽아보니, 정말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일들이 있을 걸 미리 알았다면, 단단히 각오라도 했을텐데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이렇게 연말연시가 다시 되었습니다. 모두가 다 하나님 은혜입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저절로 찬송이 나옵니다.
한 해에 마지막이 있는 것도 은혜입니다. 이렇게 연말이란 매듭을 짓고 과거를 돌아보고, 또 주실 새해에 새로운 은혜를 구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돌아 보면 분명 후회도 있습니다. ‘긴급함의 횡포’에 밀려 ‘영원한 가치’를 소홀히 한 것이 저도 후회됩니다. 인터넷 뉴스 읽는 데는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영적 유익을 위해서는 시간을 아꼈고, 남을 돕는 일도 최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지난 시간은 어쩌지 못합니다. 그래서 ‘뒤에 것’은 과감히 잊어야 합니다. 과거가 미래를 발목 잡지 못하게, 매듭 지으라고 연말이 있는 것입니다.
물론 받은 은혜는 잊지 말아야 겠지만, 이미 지난 시간들, 실수와 쓴뿌리와 놓친 기회는 하나님 섭리에 다 맡기십시다. 그리고 우리 앞에 놓인 목표 ‘예수 그리스도께 온전히 잡힌 바 된 그것’ (빌3:12) 을 향해, 다시 함께 신발 끈을 매십시다. 우리는 영적 공동체로, 함께 부름받은 한 팀입니다. 강팀도 늘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전세가 불리할 때라도 앞에 놓인 목표를 향해, 서로 격려하며 팀원들의 장점을 복돋아 주는 것이 강팀의 비결입니다.
목욕탕 문을 나서면서 뽀얘진 아이들 얼굴 보던 일이 그립습니다. 내 아버지가 물려준 것중 하나였는데... 그러나 더러운 때를 벗듯 죄와 묶은 감정들은 새해에 가져가지 말고, 여기서 벗어 버리십시다. 그래서 새롭고 깨끗한 새해를 함께 받으십시다. 서로 용서하고 격려하고 칭찬하는 연말들이 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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