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5-06-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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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기도)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딤전2:2) 바울이 믿음으로 낳은 아들, 디모데 목사를 권면한 말씀입니다. 지금도 자기가 뽑지 않은 사람이 선출된 경우는, 뽑힌 자를 위해 기도하기가 자연스럽지 못할 것입니다. 더구나 바울이 이 편지를 보낼 당시 임금이 어떤 자들인지 알고 나면, 고개를 더 갸우뚱하게 됩니다. 임금 가이사들은 자기 국민을 그리스도인이란 이유로 콜로세움에서 굶주린 사자 밥으로 내 줬습니다. 로마를 불 지르고도 죄를 모두 그리스도인들에게 뒤집어 씌운, 네로 임금에게 바울도 순교당합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악의 화신 역할까지 하는 그런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는 것입니까?
이 권면을 이해할 열쇠는,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는 후반부에 있습니다. 하나님 관심은 현상 유지나 수구가 아닙니다. 아무리 악한 정치 제도나 법이라 할지라도, 무법천지보다는 덜 악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도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먼저 국가가 평안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선출된 자들이 제대로 정치를 해야 합니다. 믿는 사람들의 기도 때문에 나라가 평안해지고, 나라가 평안해지면 우리 신앙생활도 평안할 수 있습니다. 즉 '기도의 선순환'입니다. 물론 가장 먼저는 건전한 가치관에 따라, 덜 나쁜 사람이 뽑힐 수 있게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뽑힌 다음에도 덜 나쁜 정책을 펴도록 감시하면서, 뽑힌 자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선순환이 계속될 수 있도록...
기도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닙니다. 아합을 무너뜨린 예후처럼, 독일의 본 회퍼 목사도 나치정권을 무너뜨릴 계획에 가담합니다. 미리 발각되어 실패했지만, 그의 믿음과 삶과 죽음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심각한 도전이 됩니다. 히틀러같은 독재자가 전 세계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것을 막게 해 달라는 기도 끝에 나온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대천덕 신부는 ‘국가 위정자들을 농담거리로 삼는 것은 적어도 성경적인 입장에선 죄다’고 했습니다. 농담거리로 삼고 슬쩍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죄입니다. 정말 주권을 행사하며 감시와 견제 역할하는 것이 기도하는 사람의 마땅한 태도입니다.
현 정치 체제에서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내가 원했든 아니든 간에 일단 뽑혔으면, 마음을 열고 그를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나님의 손에 모든 것을 맡기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불안과 염려는 사라지는 대신, 하나님 눈길이 가는 곳에 기도하는 사람의 눈길도 따라 갑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자녀들에게 바라시는 기도이며, 우리가 ‘왕같은 제사장’으로 세상을 축복하며 사는 방법입니다. 지금같이 어려울 때가, 특별히 뽑힌 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입니다. 우리 기도 폭이 깊고 넓어진 만큼, 우리 삶의 지경도 깊고 넓어질 것입니다. 우리 기도의 눈길이 가는 방향을 따라서, 우리 조국과 우리가 머무는 미국이 이끌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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