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5-0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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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우님들 중에 ‘꽃동네’에서 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콜럼비아 어디를 가도 동네마다 꽃이 많은편인데, 유독 ‘왜 거기만 꽃동네라 부르지?’ 저도 처음에는 참 궁금했었습니다. 그런데 동네 분들 말씀을 듣고 유심히 살펴봤더니, 과연 그 동네의 모든 길에는 꽃과 관련된 이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누가 ‘꽃동네’라고 먼저 부르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한국분들만 그 동네 이름을 그렇게 부르고 있지 않나요?^^
월요일 오후 화단에 꽃을 심고, 작은 채마전은 갈아엎어서 이랑을 내고 씨앗들을 뿌렸습니다. 월마트에서 산 상추와 파, 방울 토마토와 오이 씨앗을 뿌리고, 약간 물을 줬는데 밤새 천둥이 치고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이튿날 아침 묵상을 나누면서 아내 기도 차례에, 아내가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나는 파종한 것과 밤새 비가 내린 일을 전혀 연관짓지 못했는데, 아내가 그 일로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 것입니다. 일상에 사로잡혀서 살다보면 모든 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그래서 크고 작은 하나님의 섭리와 간섭하심에도 둔감하기 쉽다는 것을 아내의 기도를 통해 문득 깨달았습니다.
과연 눈을 들어보니, 교회 제 사무실 입구의 사과 꽃들도 활짝 피었고, 동네 방네 하나님께서 꽃 잔치를 벌여 꽃 동네를 만들고 계시는 것이 눈에 들어 왔습니다. 월요일마다 물을 주던 사무실의 소철도 속으로부터 나비 더듬이 같은 싹이 돋는 걸 봤는데, 어느새 활짝 피어서 사진처럼 한껏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싹이 돋고 꽃이 피는 것이 당연하지, 웬 호들갑이냐고요?^^ 글쎄요, 호들갑떨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하고, 아무 것도 없는 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 (고후 6:10)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제가 씨 뿌린 채마전은 집 주인 허락을 받고, 콘크리트 바닥 위에 만든 작은 밭입니다. 땅 넓은 미국 살면서 한 평도 갖지 못한 사람이 무슨 호들갑이냐 할 수도 있지만, 케이티 트레일 걸을 때나 코스모 팍에서 운동하면서 남의 것이라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마음대로 밭 일굴 수 없는 불편이 있지만, 이 정도면 족합니다.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하나님께서 이렇게 꽃 동네를 만드시는 데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때를 따라 비를 내리시듯 모든 쓸 것을 공급하시고 인도하시는 데, 우리는 근심 걱정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기뻐하는 호들갑은 그저 좋은 감정이 아니라,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중에 하나입니다. (갈5:22)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콜럼비아 ‘그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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