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4-1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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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St. Louis에서 마이클 브라운이란 흑인이 백인 경찰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총도 지니지 않은 피의자에게 과도한 대응이었고, 그것은 인종적 편견때문’이라며 터졌던 시위는 폭동이 되었습니다. 퍼그슨 주민 대다수가 흑인이지만, 요직들은 타인종이 모두 차지해 평소 누적된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한인 상점도 열 곳이나 약탈당했고, 두 곳은 불에 타 버렸습니다. 지난 주 해당 경찰을 기소하지 않기로 대배심원이 결정하자, 폭동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검사가 사건을 조사해 기소하는 대신 그 짐까지 배심원들에게 떠넘겼다는 비판과 함께 재판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경찰국가 미국의 곪은 상처가 터진 것입니다.
흑인이 검문 받다 입건될 확률이 백인보다 월등히 높고, 사살될 확률은 스무배가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흑인 대통령이 나와도 흑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배심원 평결 후 교회 지도자들의 반성과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결 직후 설교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흑인 사회의 억울함을 평화적으로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인종차별 문제에 침묵해온 백인 목회자들이 가장 먼저 회개해야한다.”는 등의 말들을 했습니다. 퍼그슨 사태는 ‘흑인 교계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의 교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문제’가 분명합니다.
흑인 청소년들이 공권력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한인 청소년들도 달리 기대할 수 없습니다. 폭력적인 의사 표현이 나쁜 것처럼, 인종 차별 또한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 지금은 부당한 일로 억울해 하는 이웃의 하소연에 귀 기울일 때입니다. 그것이 최소한의 배려입니다.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사회적 편견에 맞선 그리스도인의 행동이 어때야 할 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백인에게는 관대하면서 흑인과 타 유색인을 무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한인들은 단호히 내던져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지원했다 피부색때문에 거절된 흑인의 사연이 지구촌에 널리 알려진 바 있습니다.
흑인 상점들도 약탈 당하는 와중에, 지역 흑인들이 자발적으로 지킨 백인 상점도 있습니다. 고객을 ‘호갱님’ 취급하지 않고, 오랫동안 신뢰를 쌓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누가 이웃인가?’ 하는 질문의 답으로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주셨습니다. 이웃의 고통과 필요를 돌보고 배려할 줄 아는 게 이웃입니다. 유대인에게 멸시받던 사마리아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신 깊은 뜻이 있습니다. 누구라도—설령 얼룩진 과거나 피부색 때문에 멸시받는 사람일지라도—배려할 줄 아는 것이 이웃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지금 고통과 억울함 가운데 울부짖는 사람들에게 이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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