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4-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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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가 곧 시작되면 모두 새 친구들을 만납니다. 친구 사귀느라 학업에 방해까지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친구를 잘 사귈수록 새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쉽고 빨라집니다. 그래서 학교 가는 날을 기다리게 됩니다. 친구 사귀는데,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영어가 조금은 부족해도, 사람 마음을 얻고 친구 만드는 비결은 다른 데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남에게 존중받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말할 때 상대방이 귀 기울여 들어줄 것을 기대합니다. 만약 대화하다 휴대 전화를 받거나 딴전을 부리면, 자기가 무시 당한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그러면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고, 새 얘깃꺼리가 생겨도 그 사람을 찾지 않게 됩니다. 반면, 자기 얘기를 귀 기울여 듣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을 찾게 됩니다. 자기가 인정받고 존중받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과는 쉽게 친한 사이로 발전합니다. 적극적으로 들어주기만 해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면, 한번 해 볼만 하지 않습니까? 설령 영어가 부족해도 자기가 듣고 이해한 걸, 되묻고 확인 하면서 적극적으로 듣는 태도를 보이면 대개의 경우, 외국인에 편견을 가진 사람이 아닌 한, 통하기 마련입니다.
말하기는 더디 하고, 듣기를 빨리 하는 기술이 바로, 사람을 사귀는 마법의 기술입니다. 주위를 한번 둘러 보십시오. 남의 얘기를 경청하는 사람 주변에는, 틀림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입니다. 그런데 듣는 데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한번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먼저 상대방 눈을 바라 보십시오. 그리고 얘기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여 주십시오. 상대가 말할 때 ‘So nice!’, ‘Really?’ 같이 맞장구를 처 보십시오. 어려운 말도 아니지 않습니까? 먼저 친하고 싶은 친구를 정해, 그 친구가 무슨 말을 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그 다음, 경청의 기술을 동원해서 듣습니다. 말하는 사람은 신이 나 말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아마 다음부터는 고민이 있거나 새 얘깃꺼리라도 생기면 찾아올 것입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되풀이 되면, 머잖아 그 친구는 단짝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교회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기 얘기만 길게 늘어놓고, 자기 자랑만 일삼는 사람의 주변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곧 쓸쓸해 집니다. 그러나 경청의 기술이 있는 사람의 주변에는 늘 사람이 있고, 즐겁고 생기 발랄한 관계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듣기는 빨리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약1:19) 하신 것입니다. 새 학기를 맞는 우리 자녀들과 청년들뿐 아니라, 이제 새로운 교우들이 와서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될 텐데, 우리 공동체 안에서도 그런 즐겁고 생기 발랄한 관계들이 많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자녀들과 청년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하고, 교우들은 교회에 오고 싶어하는 새 학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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