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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성경 문맹

웹지기 2014.06.20 18:29 조회 수 : 850

주일 2014-06-22 

미국의 대표적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백악관 대변인이, 성경에 없는 격언을 성경에서 인용했다고 발표했다가 망신을 산 적이 있습니다. 단지 실수라고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많은 미국 기독교인들이 그 대변인처럼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대 교인들의 성경 지식은, 무지를 넘어 위기 수준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기독교 여론조사 기관인 나바 연구소가 미국성서공회와 함께 올해 설문한 결과는, 그 위기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성경을 어느 정도 안다고 답한 사람이 81%였지만, 정작 첫번째 책 이름을 묻는 질문에 “창세기”라고 답한 사람은 절반도 못 됩니다. 또 대부분 성경을 갖고 있다고 답했지만, 사분의 일 이상의 응답자는 성경을 전혀 안 읽는다고 답했습니다.


성경에 대한 무지는 목사들 사이에서도 심각합니다.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아 그런 부류도 있고, 성경을 멋대로 해석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성경이 중요하다 강조는 해도, 더 이상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거나, 삶을 인도할 책으로 보지 않는 목회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성경을 사사로이 풀어서 성도들의 삶 속에 성경 원리가 적용되게 하는 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일부 목사들의 발언만 봐도, 성경적 가치는 고사하고 상식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을 드러냅니다. 종교개혁은 모든 사람이 성경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성경에 비춰 제도와 삶을 끊임없이 개혁하는 것이, 개신교의 가장 큰 유산입니다. 현대 개신교는 가장 큰 유산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십일조를 내고도 물질적 축복을 못 받으면 환불해 주겠다”는 Fellowship교회는 2만명이나 출석합니다. 축복과 성공을 강조하면서 세상 지식으로 채워진 설교, 자기를 포기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대신, 자기 열심으로 자아 성취를 부추기는 종교 연예인들이 득세하는 것이 현대 개신교입니다. 진리를 찾은 감격에서 우러난 찬송이 아니라, 그저 감정적인 뜨거움을 북돋우기 위한 찬양, 하나님의 의와 뜻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자기 뜻을 관철시키려는 열광적인 기도 등은 현대 교회가 얼마나 성경에서 멀어져 있는 지를 잘 보여준다.고 바나 보고서는 지적합니다.


세상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성경과 섞어 전달하는 짓은 이제는 그만 둬야 합니다. 삶의 현장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이 구현되도록 애쓰는 사람들이 그 고민을 나누는 것으로 레퍼토리가 바뀔 때가 되었습니다. 한국 개신교가 세력화 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질적인 변혁에는 실패했습니다. 성경의 유산을 잃는 한, 뿌리부터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바람이 불고 창수가 나서 집이 완전히 무너지기 전에,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성경의 가르침이 삶의 현장에서 뿌리 내리지 않는 한, 그 바람과 창수를 견딜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