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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역사를 보는 눈

웹지기 2014.06.13 22:49 조회 수 : 1060

주일 2014-06-15 

하나님의 주권은 가장 오해하기 쉬운 사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땅에 벌어지는 모든 일은 하나님이 허락해야 가능하니’, 결국 악도 ‘하나님 뜻’이라는 단순 논리가 그 예입니다. 그래서 교통사고 당한 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것도 ‘하나님 뜻’이라는 ‘마구잡이’ 논리에 빠진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일본이 쓰나미로 고통당할 때도 그 논리에 빠져, 쓰나미를 하나님 뜻이라고 설교한 잔인한 자들이 있었습니다. 사람이 잔인하다기 보다는, 균형이 무너지면 잔인한 사상이 됩니다.

 

그러나 악과 불의는 결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주권은 의롭고 선합니다. 그런 공의와 선하신 뜻을 거역하는, 악하고 부정한 자들이 시대마다 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거역과 방해에도 불구하고, 모든 악과 부정을 주권적인 섭리로 이기고 승화시켜 마침내 당신의 공의와 선하신 뜻을 이루시고야 만다는 것이 주권사상입니다. 그런데 어떤 선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악과 불의를 발생토록 하셨고, 그것이 하나님 뜻이라고 하면 주권 사상을 왜곡한 것입니다.

 

이웃을 침략해 전쟁에 몰아넣고 어린 아녀자까지 위안부로 잡아간 일제의 패륜적 행위나 민족동란이, 한민족을 연단시켜 축복하려는 하나님의 뜻이라 말하는 것은, 하나님을 빙자해 하나님을 모욕하는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악과 불의에 대한 책임이 하나님께 있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일제 침략도 6.25 남침도 하나님 뜻이라는 명분과 정당성을 갖게 되니, 아베 일본 총리나 죽은 김일성 북한 주석이 벌떡 일어날 논리입니다. 그게 하나님 뜻이면 친일파 윤치호는 하나님 뜻에 순종했고, 신사참배 거부해 순교한 주기철 목사님은 하나님 뜻을 거역한 꼴이 됩니다.

 

그런 오해는 성경을 잘못 해석한 결과입니다. 구약 이스라엘과 한민족을 동일시해, ‘우리를 새 이스라엘로 세우신다’고 주장하려고 구약 이스라엘을 다스리신 특별한 섭리를 세속국가에 단순 적용한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이방의 압제로 연단하신 것처럼 한민족도 일제과 동란의 시련으로 연단하셨다는 말인데, 구약 이스라엘은 앞으로 올 하나님 나라의 그림자였습니다. 신약시대 어떤 지상 나라도 이스라엘의 특권적 지위를 잇는 새 이스라엘이 못 됩니다. 기독교가 번성할 때마다 특정 국가를 새 이스라엘과 동일시했습니다. 과거 로마제국과 미국의 패권주의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지금 구약 이스라엘의 실체는, 미약하지만 교회입니다. 교회가 주님이 직접 통치하시는 새 이스라엘입니다. 오늘날의 새 이스라엘인 교회가, 과거 이스라엘을 다루시던 손길에서 하나님 뜻과 섭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언약 백성을 연단하시던 그 뜻을, 특정 세속국가에 그대로 적용하면 성경을 억지로 풀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릇된 성경 해석과 잘못된 적용에서 뒤틀린 역사인식이 나온 것입니다. 총리 후보인 장로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교회가 건전한 역사인식을 하려면, 하나님 주권에 대한 균형잡힌 이해가 선행되야 하고, 그것은 성경의 바른 해석으로부터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