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4-0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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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 깔고 삼겹살 구워먹지 마세요!” 우리 교회 출신인 젊은 신문 기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얼마나 힘들게 마감 시간에 쫓기면서 매일 신문 기사를 쓰고 있을지, 그 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은 글이 아닙니까? 저는 그 글을 읽다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래도 삼겹살 구워먹을 때, 신문지만한 게 어디있나!” 댓글을 달아주고 싶었지만, 저도 매주 마감 시간에 쫓기면서 설교를 작성해야 하고, 이렇게 주보에 올릴 컬럼도 쓰는 처지인지라, 말없는 동의를 해 주었습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 입니다.^^
저는 월요일마다 교우님들이 떠나신 자리를 돌아보며 정리를 합니다. 이따금 삼겹살 기름에 찌든 채 버려진 신문같은, 주보를 찾을 때가 있습니다. 신문지처럼 크기라도 하면 여기저기 기름 튀는 걸 막는데라도 다시 쓰일 수 있겠지만 주보는 그럴 가치도 없습니다. 다만 그 주보를 가졌던 분이, 내용을 읽고 예배 드리는 데 잘 사용했으면 그것으로 임무를 다 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거둬들인 주보들은 미련없이 폐지 재활용 통에 집어 넣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사를 쓴 기자 보는데서는, 앞으로 신문지 깔고 삼겹살은 굽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는 위생을 위해 매주 친교 때마다 일회용품을 씁니다. 식판이나 수저 등을 다시 쓰려면 세척하고 소독까지 해야 하는 데, 그럴 형편이 못 됩니다. 할 수 없이 컵이나 수저, 젓가락, 그릇 등을 일회용으로 쓰지만, 절약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주일학교와 유스들도 “일회용 덜 쓰기” 켐페인에 동참해 주시고, 어른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어쩔 수 없이 일회용을 쓰지만, 불필요한 낭비를 줄여주시기 바랍니다. 매번 마실 때마다 컵을 버리면, 한 사람이 여러 개를 쓰게됩니다. 그러나 이름을 써놓고 교회 떠날 때까지 쓰시면 하나면 족합니다. 일회용품을 구입하는 비용도 줄이고, 버려진 쓰레기로 몸살을 앓게 될 지구도 생각한다면, 내가 조금 불편한 것이 더 낫지 않겠습니까?
미국 생활로 잃어버린 좋은 습관중 하나가 절약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음식물 찌꺼기까지 따로 정해진 봉지에 버려야 하고, 에어컨조차 맘놓고 켜지 못하고 지냈는데, 점점 쓰레기를 버릴 때나 전기를 쓸 때 느끼던 부담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이 땅의 관리자로 우리를 부르신 사실을 자각한다면, 그런 부담은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동일하게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절약은 ‘거룩한 부담’의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피동적으로 쓰레기를 줄이는 데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버려진 것에서 다시 쓸모를 찾는 데까지 나가야 할 것입니다. 부디 “일회용 덜 쓰기” 캠페인에 모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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