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컬럼
주일 | 2013-12-29 |
---|
“서울생활 4개월 차 대학 첫 여름 방학이 다가올 무렵, 우리는 친해졌고, 가까워졌고, 익숙해졌다. 그리고 딱 그만큼 미안함은 사소해졌고, 고마움은 흐릿해졌으며, 엄마는 당연해졌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온 대사입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하숙생활을 해 본 경험이 있는 분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드라마인데, 하숙생들이 하숙집 엄마와 익숙해지면서, 함부로 대하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반찬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밥에다 반찬들을 모두 때려 넣고 시위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드라마에서는 하숙생들이 하숙집 엄마에게 써프라이즈 선물을 하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됩니다.
그러고 보니 저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고맙다’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 못하고 사는 것 같습니다. ‘친해졌고, 가까워졌고, 익숙해져서, 딱 그만큼 미안함은 사소해졌고, 고마움은 흐릿해 졌으며 관계가 당연해 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조심성없이 함부로 행동하고,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익숙한 것은 이렇게 위험한 것입니다. 이번 주는 올해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묶은 해를 매듭짓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합니까? 서로 잘 표현하지 못했던 고마운 마음, 감사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들을 표현하면서 헤피 엔딩으로 올해를 마무리하면 어떻겠습니까?
임종 직전의 말기암 환자들이 후회하는 것 중에도, ‘돈을 더 벌었어야 했는데’라든지 ‘좋은 집에서 한 번 살았었으면’, ‘고급차 한 번 못 타봤네' 라는 것은 없었다고 합니다. 공통적으로 자기 삶을 보다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 보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합니다. 우리들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한해를 보내는 지금쯤 서프라이즈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한 채 거실 모퉁이에서 바짝 시들어버린 소철에게, 때늦은 물과 영양제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관계는 아주 시들어 버리기 전에, 그 마음이 전해져야 합니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마십시다. 익숙한 것은 정말 위험한 것입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
77 | 소 잃기 전에 | 웹지기 | 2014.05.16 |
76 | 더 늦기 전에 | 웹지기 | 2014.05.10 |
75 | 램지 목사님 | 웹지기 | 2014.04.25 |
74 | 부활의 아침 | 웹지기 | 2014.04.18 |
73 | 믿음 | 웹지기 | 2014.04.04 |
72 | 화초기르기 | 웹지기 | 2014.03.29 |
71 | 신뢰쌓기 | 웹지기 | 2014.03.21 |
70 | 봄 맞을 채비 | 웹지기 | 2014.03.08 |
69 | 내탓입니다! | 웹지기 | 2014.02.28 |
68 | 장학 기금 | 웹지기 | 2014.02.21 |
67 | 절약 켐페인 | 웹지기 | 2014.02.14 |
66 | teachable | 웹지기 | 2014.02.01 |
65 | 재정 감사 | 웹지기 | 2014.01.25 |
64 | 새 출발 | 웹지기 | 2014.01.18 |
63 | 소통과 불통 | 웹지기 | 2014.01.04 |
» | 익숙함의 위험 | 웹지기 | 2013.12.29 |
61 | 주님 찾아오셨네 | 웹지기 | 2013.12.21 |
60 | 교우들의 밤 | 웹지기 | 2013.12.14 |
59 | 선물 교환 | 웹지기 | 2013.11.30 |
58 | 맥주 교회 | 웹지기 | 2013.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