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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졸업 Graduation

웹지기 2017.05.05 20:11 조회 수 : 81

주일 2017-05-07 

금주에 많은 분들의 졸업식이 있습니다. 매년 졸업생이 나오는 캠퍼스 교회에서 새삼스러울 것 없는 것이 졸업식이지만, 한 분 한 분 졸업생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어느 한 분도 예외없이 새삼스럽니다. 제가 부탁받았던 기도 제목만 해도 그런데, 말 못할 사연은 또 얼마나 더 많았겠습니까? 오랫만에 만나면 어린 자녀 키우는 엄마들이 ’정말 많이 컸다’는 말들을 듣습니다. 사랑스런 자녀 감사하며 키우지만 아이는 절대 그냥 크지 않습니다. 그새 열이 펄펄 끓기도 했고, 손을 데이기도 했고, 고집 부리다 혼이 나기도 하면서 엄마의 땀과 눈물로 큰 겁니다. 마찬가지로 졸업하는 분들도, 그새 남 몰래 흘린 수많은 눈물과 땀방울로 졸업장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새 치룬 수많은 시험들, 제출한 수많은 페이퍼들, 원어민들 앞에서 발표한 수많은 발제들이 쌓이고 쌓여 졸업하는 것입니다. 졸업생들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저는 미국에서 학위를 거꾸로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아래 학위 공부하는 것이 저는 더 힘들었습니다. 헬라어 히브리어 단어 암기장을 엎어 가면서 외우고 문법 패러다임을 통채로 암기해 정말 힘겹게 시험들을 통과했는데, 다음 학기마다 해석하는 클라스 때는 외운 것들이 모두 어디로 가 버렸는지, 절망 앞이 깜깜했던 일들이 요즘도 가끔 꿈에 나옵니다. 여러분은 그런 꿈은 꾸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그 덕분에 아직까지 원문을 해석하면서 설교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공부할 때같이 일일이 렉시콘이나 사전 뒤적이지 않습니다.지금은 마우스 커서만 올리면 알아서 분석하고 자료까지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나와, 그것을 쓰고 있습니다. 물론 그 프로그램도 기본 문법은 알아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쁜 학기 중에도 교회 구석 구석에서 섬기며 함께 동역하던 졸업생 여러분들의 땀방울을 주님께서 친히 씻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예배 공동체로 만나서 함께 주 안에서 나누었던 하나님나라의 꿈들을 마음껏 펼쳐 나가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그러나 저는 졸업생 여러분들이 높은 자리에 올라 가기를 기도하지는 않겠습니다. 너무나 분주한 나머지 자신을 돌아보고 가족들과 quality time조차 가질 수 없다면, 다 헛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역량에 꼭맞는 자리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게 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부유하게도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자족할 줄 알고 분수를 지키며, 가진 것을 나누며 살게 되기를 기도할 것입니다. 너무나 건강한 나머지 아픈 사람 속도 모르고 질주하기 보다는, 종종 주 안에 안식하면서 새 힘을 얻어 연약한 사람들도 품고 격려하며 함께 완주하는 바나바같은 사람이 되도록 기도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여러분이 그간 어렵게 배우고 익힌 것들을 선하게 사용해, 주님을 영화롭게 하며 이웃을 복되도록 만드는 ‘왕같은 제사장’들로 사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