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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기도할 때 Time to Pray

웹지기 2017.03.10 23:39 조회 수 : 60

주일 2017-03-12 

사우나에서 만난 어느 노인이 제 친구가 목사인지 아닌지도 모른 채, 자기는 기독교인들을 제일 싫어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가 목사란 말씀도 못 드린 채, 계속 들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분이 예수 믿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이유 둘을 들었는데, “첫째 모든 교회가 교회 본질은 잃고, 그저 큰 교회가 되기만 바란다는 것, 둘째 기독교인들은 모든 일이 잘되고, 축복 받기만을 원한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목사입니다. 죄송합니다” 말씀드렸더니, 넌지시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고 씁쓸해 했습니다.

 

교회 바깥 사람의 눈에 비친 이런 교회와 기독교인들 모습은 사실 한국교회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입니다. 조금도 손해보지 않고 너무나 이기적이고, 얌체같은 교인들 모습에서, 그리고 사회적 책임에는 무관심한 채 덩치만 불리려는 교회들의 모습에서 현대인들이 교회에 고개를 돌리고 복음조차 거부하는 지경입니다. 친구는 더운 사우나에서 뜨거운 말을 들었지만, 떠나면서 노인이 했던 상쾌한 권면도 떠올렸습니다. “교회는 작은 것도 아름답습니다, 교회와 신자는 세상 욕심을 버리고 믿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하더란 것입니다. 친구도 저처럼 작은 교회를 섬기고 그런 충고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성품이라 ’가나안 교인’일지도 모르는 노인의 권면도 흘리지 않고 전해 주었습니다.

 

기독교인과 교회는 ‘세상의 빛’(마5:14)입니다. 빛은 주변을 밝히도록 높은 곳에 두기 때문에, 감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실 개신교가 한국사회에서 어느 종교보다도 많은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욕도 가장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럼 과연 개신교가 반성할 것도 없는데 그런 억울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까? 반성할 것이 아주 많다는 것이 솔직한 저의 판단입니다.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권력 편에만 서는 해바라기들이 교회 안에 너무 많습니다. 이념을 초월해 시대를 이끌 성경적 가치관은 치열한 현실 인식과 깊은 성찰에서 나올 수 있는데, 교인들의 인식과 성찰의 깊이들이 너무 얄팍하고 피상적입니다. 주로 무슨 대화들을 하고 사십니까? 또 주님과는 무슨 대화들을 하십니까?

 

히틀러 앞잡이 노릇을 한 독일 국가교회의 죄악은 미국교회도 다시 저지를 수 있습니다.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반쪽짜리 복음을 만들고 억압자들 편에 서서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했던 수많은 제도권 교회들은 이제라도 회개하고 ‘순전한 복음’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같은 종교인이면 무슨 짓을 해도 용납이 되는 저급한 진영논리에 다시 선동당해서는 안됩니다. 눈 감고 기도하지 마시고, 이제는 제발 눈 부릎 뜨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바라보시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거룩한 성도가 살고 하나님의 집 교회가 선 곳에 진정 공의가 강같이 흐르고 사랑이 샘솟는 땅이 되게 해 주시기를 힘써 기도하십시다. 지금은 기도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