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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얕에 (안녕하세요)

웹지기 2015.10.03 20:33 조회 수 : 106

주일 2015-10-04 

나바호 나라를 다녀 왔습니다. 나바호 사람들은  '인디언 보호구역'보다, 그 명칭을 더 좋아합니다. 30만(지난해 기준) 나바호가 아리조나와 유타, 뉴멕시코와 콜로라도에 걸쳐, 광활한 황무지에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아마 물이 있어 살기 좋은 땅이었으면, 백인들이 절대 여기 살게하지 않았을 거예요." 선교팀중 한 분이 먼지 풀풀 날리는 황톳 길을 걷다 말하자, 모두 "맞아요" 맞장구를 쳤습니다. 벌써 시월초지만, 낮은 아주 덥고 건조합니다. 습도가 낮아 그늘에만 들어서면 견딜만 해도,그늘을 만들어 줄 나무가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올 겨울은 춥고 눈이 많이 올 것이다"며, 나바호 원주민 교회 사람들이 걱정해서, 둘쨋날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차로 두 시간 떨어진 곳으로 나무를 하러 갔습니다. 단단한 땔감을 전기톱으로 잘라, 픽업 트럭 세 대분의 장작을 마련했습니다.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그곳 도로 표지판에 적힌 표현) 여기 저기 긁히며 죽은 나무들을 잘라, 트럭으로 옮겼습니다. 목적지에 장작을 부리는 일까지 끝나자, 이미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온 몸은 욱신거리고 피부는 하루만에 인디언처럼 타버렸습니다.

 

셋째날은 나바호 인디언들이 백인 정복자들에게 맞서 최후의 항전을 벌인, '캐논 드 셰이'를 찾아 갔습니다. 붉은 암벽에 둘러쌓인 긴 협곡입니다. 결국 패한 나바호들은 멀리 뉴 멕시코까지 강제 이주당합니다. 수많은 희생자가 생긴 다음에야 다시 돌아옵니다. 그런 아픈 역사를 지닌 나바호지만, 대부분이 개방적입니다. 거기 사는 '칠득이'를 찾아 갔는데, 이름이 특이해 물었더니 한국인이었던 양엄마가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칠득이는 없고 여동생이 선교사님을 알아보고는 호간(나바호 가옥)에 들어오게 했습니다. 토속신앙을 믿는다고 했지만, 선교사님이 기도해 주겠다고 하자, 자기 딸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담요를 들추자, 나바호 요람에 묶여 잠든 아기가 나와서 모두 놀랐습니다. 제가 요람채 소냐를 안고 축복기도를 마치자, 농구선수만한 아기 아빠가 악수를 청하며 고마와 했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작은 선물을 받고는, 들에서 채집한 소나무 씨를 한 봉지 우리에게 줬습니다. 마음 쓰는 것이 외모만큼이나 한국인 닮은 나바호들의 지난 아픔과 지금의 고통을 가는 곳마다 보고 느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 사는 관습때문에 가가호호 방문하는 시간이 너무 걸렸지만, 그래도 전도지와 준비해 간 작은 선물에 감사하며, 잘 듣고 기도까지 선선히 따라 합니다. 전도한 나바호중에는 유독 여호와의 증인과 몰몬 등 이단에 넘어간 이들이 많았습니다. 차로 이동할 동안 선교사님 부부의 간증을 들으며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나바호 지역을 보았고, 만날 사람들 또한 만났습니다. 이제 보다 구체적으로 나바호를 위해 기도할 것들이 생겼습니다. 그것들을 앞으로 교우님들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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