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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새로운 도약

웹지기 2015.06.19 22:15 조회 수 : 82

주일 2015-06-21 

“처음에는 정말 하늘이 무너진 것 같았습니다. 우리에게 무슨 잘못이 있어서 이런 일을 겪나 싶어, 부끄러운 마음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실은 화재가 난 것도, 교회에 알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화재 현장에서 남은 상품들을 닦아서 창고로 옮길 때, 정말 많은 교우님들께서 먼 길을 와 주셨습니다. 고무장갑들을 끼고 마스크를 쓰고, 다섯 시간 만에 모든 일을 마친 것을 보고는, 얼마나 놀랐는 지 모릅니다. 이제는 이렇게 깨끗하고 환한 장소에서 가게를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마음도 한결 밝아졌습니다. 주인도 아주 너그러운 사람을 만났고, 물건을 다시 옮기고 이런 저런 공사까지 많은 교우님들께서 또 도와 주셔서, 이렇게 오늘 개업 예배를 하나님께 올려 드리게 되었습니다. 신앙공동체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그리고 어려울 때 함께 해 주며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지난 목요일 개업 예배에서, 안 집사님께서 하신 감사의 말씀입니다. 두 분이 겪었을 실망과 마음 고생, 그리고 경제적 피해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작은 도움을 드릴 수는 있어도, 결국 품목들을 정리해 다시 하나씩 진열하는 일은 두 분이 다 하실 수 밖에 없었으니, 얼마나 힘드셨을 지 상상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우뚝 선 두 분의 모습은, 교회적으로도 그리고 제게도 큰 간증이 됩니다. 처음 소식을 듣고 솔직히 저는 믿음없이, “주님 어떻게 이러실 수 있습니까?” 하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두 달간의 과정을 통해, 제 기도가 경솔했던 것을 이모저모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대로 하나님께서 하실 일들을 바라보게 됩니다.

 

물론 그간 두 분께서 믿음으로 베푸신 것도 있지만, 어려움 당한 집사님 가정의 일을 누구 한 사람 싫은 기색없이 자기 일 하듯이 서로 돕는 교우님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참 귀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제게도 역시 큰 울림이 됩니다. 그중에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교회를 출석하는 분들도 계시고, 개신교에 실망해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하던 분도 계십니다. 예배 드리면서 목이 메인 저뿐 아니라, 참석한 모든 분들이 진정으로 기뻐하며 축복해 주셨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교회적으로 크고 작은 일들을 많이 겪었습니다. 그때마다 책임을 가장 통감하는 목회자로서, 힘든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고통에 지지 않고,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 함께 역경을 이겨내고, 도리어 그 역경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가시는 두 분처럼, 저도 그리고 교회적으로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다 알 수는 없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이면 반드시 선한 뜻이 있음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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