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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목회자 컬럼

줄래 줄래

웹지기 2014.09.05 17:16 조회 수 : 668

주일 2014-09-07 

코스타에 참석해 들은 강의 중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유진벨 재단의 스티브 린튼 박사의 강의입니다. 유진벨 재단은 북한의 결핵 퇴치를 돕는 기독교 단체이고, 스티브는 결핵 퇴치 사업을 위해 북한을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인 강사라서 당연히 영어로 들을 줄로 알았는데, 뜻 밖에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튀어 나오는 바람에 아내와 함께 한참을 웃었습니다. 처가가 전라도라서 한국말도 전라도 사투리로 배운 것입니다. 그분이 코스타에 참석한 크리스천 유학생들에게 주문했던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한국사람에게 뭣이 제일 부족한 줄 아십니까? 한국사람들은 부지런하고 뭐슬 해도 징하니 잘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당췌 따라올 줄을 모릅니다. 여러분은 부디 줄래줄래 따라 갈 줄 아는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잘못된 권위에 맞서 자유와 평등을 최고로 삼던 당시 사회 분위기에 거슬리는 주장이었지만, 그의 말이 전혀 거북하지 않았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삶이 그 말을 지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불통하고 거짓을 일삼고 폭력을 휘두르는 지도자를 그냥 따르라는 말은 당연히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에든 시시비비를 따지면서 비판적이다 보면, 정당한 귄위도 거부하고 바른 일조차 진행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굶어죽는 사람들, 영양 결핍으로 결핵에 걸린 사람들은 늘어만 가는데, 당장 인도적으로 그들이 살게 도와야 하는데, 그래서 이방인인 미국인이 나섰는데 정작 동포끼리는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고 교계조차 거기 놀아나는 현실을 개탄한 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시비비만 따지고 비판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겨보면, 대개는 도리어 엉망으로 만들고 맙니다. 비판만 했지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토레이는 예수를 따르는 자를 따르라. 어떻게 따를 지 기준을 제시한 말입니다. 리더가 되려고만 하고, 제대로 따를 줄 모르는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리더십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지만, 따르는 것의 중요성은 누누히 강조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나를 따르는 자는…” 리더십의 근거는 바로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그럴 때 그런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그가 주님께 부여받은 미션을 이룰 수 있도록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케이그룹 가정 모임을 시작하기 위해, 오늘 K그룹장 헬퍼 수련회를 합니다. K그룹을 하고 어떻게 하는 지도 함께 배우고, 기도로 그룹원들을 섬길 준비를 하는 모임입니다. K그룹을 섬기는 분들은 따르는 분들과 동일한 여건에 있거나 어쩌면 더 힘든 처지인 분들조차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의 본을 따라 섬기려고 허리에 띠를 두른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그런 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모임에도 잘 참석하면서 그분들을 잘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줄래 줄래 따르셔도, 리더가 과연 주님을 따르는가만 잘 보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