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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비아 제일장로교회

성경대학 자료실

14년된 편지 (구원파)

웹지기 2017.01.11 11:38 조회 수 : 389

존경하는 *** 집사님께,

 

처음 미국에 와 힘들게 교회 생활을 함께 하며 의기 투합했던 일들, 제가 IMF로 힘들어 할 때 나서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신 일, 형민이 엄마 수술하고 누워 있을 때 도와 주신 일, 제게 늘 무언의 격려를 보내주시는, 생각할 때마다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게 해 주시는 *** 집사님 가정이 있어서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서로 다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지만 한번도 다른 무리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고, 직장에 어려움이 많을 때 성경을 계속 읽으시면서 길을 찾고 있는 집사님 모습을 보면서 신학을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말씀에 깊이 착념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며 큰 도전도 받았습니다.

 

내게는 그런 의미를 가지신 그런 *집사님께서 분명하게 정죄된 이단에 관여하신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무척 당황했습니다.  더구나 집사님 가정을 열어서 이단을 초대하고 집회를 갖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기도하는 중에 용기를 내어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 일이 오랜 우정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알지만 멈출 수가 없습니다.  눈물 어린 권면의 말씀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쓰고 있습니다.

 

박옥수가 이단으로 정죄된 신학적 근거를 간단히 정리해서 * 집사님께 드렸는데 혹시 제가 더 설명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제가 아는 만큼 더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핵심적인 잘못은 초대 교회 때부터 교회를 위협해 온 Gnosticism (영지주의) 입니다.  자기 영혼의 구원이라는 문제에 너무 매달리다 보니까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를 인간의 심리현상으로 축소해 버리는 것입니다. 박옥수는 '거듭난 체험'을 통해 '깨닫고 거듭나야 구원을 받는다'면서 그 구원 받은 시각(영적 생일)을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자기 생일을 기억하는 것과 같이 영적 생일을 기억해야 구원 받은 증거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이며 그 깨달음은 믿음에서 오는 것으로 깨달음 자체가 믿음의 전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는 구원에 대한 피동적 깨달음 자체가 구원을 얻게 하는 것처럼 주장합니다.

 

또 구원 받은 사람들은 회개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회개란 '돌이킨다'는 말로써 세상에서 하나님께로 한번 돌이켰기 때문에 더 이상 돌이킬 필요가 없고 이미 과거, 현재, 미래의 죄를 다 사했으므로 회개를 계속한다는 것은 사죄의 확신이 없는 증거이므로 구원 받지 못한 지옥의 자식이라고 합니다.  박옥수는 죄와 범죄, 회개와 자백을 구분하여 반복적 회개는 부인하고 삶에서 나타나는 범죄는 하나 하나를 일일이 고백하여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으며 죄 자체를 인정(自白)하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회개로 죄가 사해지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보혈로 사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 순간 죄가 해결되어 구원 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죄가 용서되었으니 회개할 필요가 없고 도리어 회개하는 자는 구원 받지 못한 자라고 주장합니다. (기쁜 소식, 1989년 2월호 pp.7-9., 1989년 3월호, pp.14-15).  그의 이런 주장은 구원을 위한 한번의 회개와 성화를 위한 반복적인 회개를 혼동한 것입니다. (참고 구절: 시51; 삼하24:10; 마6:12; 요일1:8-9)  죄에 대한 참된 회개는 믿음에서 오는 것이고 구원된 믿음의 사람들이 복음을 믿음으로 받은 후에도 얼마나 많이 회개했습니까?

 

그는 또 같은 맥락에서 '죄인이냐 의인이냐'를 물어 만약 죄인이라고 하면 천국은 의인만 가는 곳이니 죄인이라고 고백한 사람은 지옥에 간다고 주장합니다.  스스로 의인이라고 해야만 구원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었습니다 (justification).  그리고 성령의 역사 속에서 성화 되어 갑니다 (sanctification).  마침내 주님의 다시 오심으로 영화 될 것입니다 (glorification).  참된 믿음은 하나님 앞에서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고백하는 것이라고 성경이 가르칩니다.  헬라어 성경을 보면 바울도 죄에 대하여는 “전에는 내가 …” (딤전1:13) 라며 과거 시제로 고백하고,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딤전1:15) 라며 현재 시제로도 고백하고 있습니다.  구원파는 성화가 배제된 중생의 체험만을 강조하고 거기 초점을 맞추다 성경을 억지로 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통 교회 (Historic Christianity)를 부정하고 심지어는 성경에 기초한 예배 형식이나 제도도 부인합니다.  기성 교회는 종교행위를 하는 것이고 자기가 가르치는 것만이 복음이고 살리는 말씀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박옥수는 풍유적 성경 해석(allegory)을 오남용하고 있습니다. (예로, 박옥수의 죄 사함 거듭남의 비밀, pp. 59-70).  저 또한 기성교회의 부패와 무능을 * 집사님 만큼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제 인천 평화교회 목사가 불륜현장에서 도망하다 추락사한 기사가 나왔더군요.  어느 한 목회자의 타락이 아니라 그 사건은 한국 교회의 현주소를 나타내 보이는 계기판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삶들이 그리스도의 향기가 되는 대신에 썩은 생선처럼 자기를 죽이고 남도 생명의 복음에 나가는 길을 막고 있습니다.

 

오래 전 가족과 함께 플로리다에 여행한 일이 있었습니다.  일행 중에 한 학생이 묶을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 갔었는데 어찌나 융숭하게 대접하고 진실하던지 함께 같던 사람들이 감탄을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보는 그 학생을 형제님이라고 부르면서 허그를 하는데 우리는 모두 서로 오랜 지기인줄 알았습니다.  그들이 구원파라는 사실을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면서 간파했지만 참으로 그 삶의 진지한 태도는 두고두고 제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 선하고 흠잡을 데 없는 분들에 비하면 한심하기 그지 없는 목사들이 기성교회에 넘칩니다.  그런데 제 눈에는 그분들이 더 불쌍해 보입니다.  역설적으로 자기들은 구원을 확신하나 도리어 구원의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롬9:16)을 무시하며 성경의 가르침을 왜곡시켜 마지막 날 주님께서 “내가 너희를 도무지 모른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제 신앙양심을 버리는 것이고 참된 우정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이 편지를 쓰는 것입니다. 부디 하나님 말씀에 기초해 바른 신앙의 길로 돌아 오시기 바랍니다.  *집사님 가정에서 그들의 집회를 열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사료됩니다.  *집사님, 저도 집사님의 그 안타까움과 구원에 대한 갈망, 기성 교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실망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미 이단으로 명백하게 정죄된 집단의 그릇된 가르침을 통해서는 그런 갈망과 실망이 해결될 수 없습니다.  부디 건강하고 건전한 교회 생활을 하시기를 충심으로 부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듣기까지 *집사님이 제 기도의 첫 번째 목록이 될 것입니다.  혜량하소서.

 

2003년 12월 5일 새벽 2시 반

 

박한주 拜上